[주형광] '독수리보다 더 높이 날겠다' ♣
기사입력 1996년 09월 21일 14시 50분
"몰아놓은 토끼를 한꺼번에 쓸어담겠다."
롯데 (20)이 22일 한화와의 올시즌 마지막 경기를 통해 4마리 토끼 사냥에 나선다.
탈삼진 토끼는 이미 잡았다.
21일 현재 탈삼진 213개로 최동원이 지난 84년 세운 역대 최다 탈삼진 223개까지도 곁눈질하는 처지.
문제는 2위를 달리고 있는 다승부문(17승)이다.
공교롭게도 레이스 언덕서 추월해 앞으로 빠질라 치면 한화와 부딪쳐 코스주파가 힘들었다.
지난달 13일 대전 경기서도 1승을 추가하면 15승으로 2위그룹 따돌리기가 가능했다.
결과는 1대2로 맥 빠지는 완투패.
충격이 컸던지 이후 내리 3연패 했다.
다시 다승 공동선두를 달리던 지난 4일 부산 한화전서 바짓가랑이를 잡혔다.
한화전서 팀이 8연패중일뿐만 아니라 자신또한 올시즌 한화를 만나 번번이 자빠졌던 것.
이쯤 되면 원망을 넘어 복수극까지 꿈꿀만도 하다.
은 20일 대구에 있는 사찰에 들렀다.
"혜해(慧海)스님으로부터 고교시절 좋은 말씀 많이 들었어요. 욕심이 생기니까 잠도 안 오고 어깨에 힘부터 들어가고. 그런 제 모습이 딱했던지 아버지가 손을 잡아 끌었어요."
대구 은혜사라는 절은 부산고 1학년때부터 자주 들렀지만 프로에 와서는 좀처럼 짬을 못 냈던 마음의 쉼터.
그곳을 들른뒤 돌아오는 고속도로는 그렇게 시원히 뚫려 있을 수가 없었단다.
22일 부산 홈경기에는 한화의 왼손 송진우가 나와 마지막까지 의 숨통을 조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