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맡은 이닝만 책임져'
기사입력 1996년 09월 21일 14시 10분
"각자 맡은 이닝만 책임져라." 쌍방울 감독이 마운드에 내린 특명이다.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플레이오프 직행까지 바라보는 쌍방울의 걱정거리는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는 점이다.
쌍방울은 팀내 2년만에 10승 투수가 된 성영재와 9승의 등 잠수함투수를 선발축삼아 포스트시즌의 로테이션을 꾸려간다.
하지만 이들 두명으로는 포스트시즌 단기전에서 총력전을 펼치는데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다.
쌍방울은 투수진의 기량이 고른 대신 뚜렷한 에이스가 해태나 한화, 현대에 비해 현저히 적다는 약점을 안고 있다.
포스트시즌서 만나는 상대팀이 잇달아 에이스를 투입한다면 승산은 다수의 에이스를 확보한 쪽에 있게 마련이다.
방법은 하나다.
올시즌 감독이 성공적으로 사용한 `마운드 인해전술'을 또 다시 펼쳐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선발, 중간계투, 마무리가 단 한치의 오차도 없이 자신에 할당된 이닝을 잘 막아내야 한다는 점이다.
만일 한곳에서라도 삐끗한다면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의 속성상 순식간에 로테이션이 허물어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페넌트레이스와 확실히 달라 에이스가 부족한 우리팀이 불리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투수진이 각자 자신의 임무만 제대로 해준다면 이길 수 있는 로테이션도 짜낼 수 있다"고 말한다.
결국 포스트시즌서도 철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감독 특유의 `감(感)의 야구'가 펼쳐지기 위해서는 자로 잰듯한 마운드 역할분담과 그 실행이 필수조건이란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