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현-박규택] 명지대 배구팀 13년 지기 ♣
기사입력 1996년 09월 20일 14시 33분
**현대자 써비스배 공-수 맹활약…무명설움 '강스파이크' `백마(白馬)' 의 비상을 꿈꾸는 단짝 동무가 있다. 졸업반 동기 이재현(22.李在玄)과 박규택(22.朴奎宅).
이들은 1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벌어진 96 써비스배 전국대학배구 2차연맹전 전에서 공-수에 걸쳐 맹활약, 의 3대0 완승을 이끌었다.
레프트 이재현은 결정력 높은 묵직한 스파이크를, 전천후 박규택은 고감도 수비를 과시하며 팀내 최고참 노릇을 제대로 해냈다.
이재현과 박규택은 13년 지기(知己).
제천 의림초등학교 3년이던 지난 83년 배구부에서 처음 만난후 제천중과 광산공고를 거치면서 내내 한솥밥을 먹었다.
93년 에 나란히 입학, 초-중-고를 모두 바늘과 실처럼 붙어다니며 쌓은 찰떡 우정을 이어갔다.
고락을 함께 하는 사이가 됐지만 고교 졸업때까지 코트에서 별다른 두각을 못냈었기에 웃음보다는 무명 설움으로 눈물을 나눠야 할 때가 많았다.
대학 2년이던 94년 이재현은 허리디스크로 3개월간 배구공을 놓고 방황하기도 했으나 죽마고우 박규태의 정성어린 도움으로 재기할 수 있었다.
이재현은 불곰이라는 별명이 붙었을 정도로 천부적인 체력과 철저한 승부근성을 지녔으며 올해 들어 기량이 급상승, 가공할 공격력도 겸비했다.
약점으로 지적되는 리시브만 보강한다면 성장가능성은 무한대라는 평판까지 듣고 있다.
1m 75의 단신 박규태는 대학 입학후 신장의 한계를 높은 점프력과 체공력으로 극복했고 빼어난 수비능력을 앞세워 전문수비수로 이름을 날렸다.
이재현과 박규태는 일찌감치 각각 와 화재로 진로를 확정, 오랜 `동행'에 마침표를 찍게 됐다.
이들은 "힘을 합쳐 졸업하기 전에 반드시 팀을 정상에 올려 놓겠다"며 "처음으로 실업팀에서 서로 다른 유니폼을 입게 돼 섭섭하지만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 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