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검무정] <제19화> 대륙의 기인들 (34)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8일 14시 31분
아비라와 강문호는 이미 거기 도달해 있었다. 대리석으로 지어진 대전(大殿)은 지하로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크고 웅장했다. 아비라는 막 도착한 묵양대인 일행에게 말을 건넸다.
"결국 우리는 만나게 되어 있군요."
철타파가 독백처럼 중얼거렸다.
"결국 살아남지 못한다는 말처럼 들리는군."
왕녀 아비라가 입을 열려고 할 때 또 한 척의 배가 도착하고 있었다. 황보백령과 남궁도 등이었다. "무사히 여러분을 다시 만나게 되어 반갑소이다."
남궁도의 호쾌한 음성이 끝나기가 무섭게 이번에는 의귀취선과 이소야, 조소영과 아귀가 도착했다. 아귀는 매우 부어 있었다. "도대체 보물을 가져 가라는거요? 아니면 말라는거요?"
황보백령이 대꾸했다.
"무슨 말인가요?"
"우린 보물을 미처 차지하기도 전에 바닥으로 떨어졌소. 더구나 난 죽을 뻔 했소. 이상한건 우리만 별똥처럼 별볼일 없이 추락했다는거요. 보화는 사라지고… 도대체 손님을 불러 놓고 무슨 경우요?" "만일 금은보화만 수중에 넣고 돌아가셨다면 절대 그런 결과는 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 하지만 여러분은 결코 그 정도로 만족해 하실 분들이 아니지요." 아귀는 입맛을 다셨다.
"쩝, 알긴 아는군."
황보백령은 그들을 둘러보았다. 눈빛이 반짝이고 있었다.
"여러분들은 이제 겨우 1차 관문을 통과 하신 겁니다. 황금사원의 봉황곡내에는 모두 4단계의 관문이 있고 안으로 진입할수록 여러분이 고대하던 보물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험 역시도 각오해야 합니다. 지금이라도 돌아가시겠다면 이미 보셨던 금은보화들을 마음껏 지니고 나가실 수 있을 겁니다." 일심부주가 코방귀를 뀌었다.
"그런 한가한 소리는 나중에 듣기로 하고 어서 2차 관문을 열어 보시지."
황보백령이 손을 펼쳐며 빙글 몸을 회전시켜 가르켰다.
"보다시피 이 안에는 문이 많습니다."
과연 그녀의 말대로였다. 대전은 원형을 이루고 있었고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문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린 이곳을 통과하면 또 만나게 될겁니다. 그러나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다시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황보백령이 몸을 움직였고 다른 중인들도 일제히 각기 다른 문으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이즈음 봉황곡의 입구에는 굉장한 인파가 운집해 있었다. 일심부의 인검수들과 혈마사의 살수들, 그리고 중무련의 고수들과 타르무왕야의 금위무사들이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놀라운 사실은 중무련의 맹주가 천도서생과 함께 나타났다는 것이다. 뿐만이 아니었다. 거기에는 환류검과 잔인마도의 모습도 보였다. 바로 동방산장의 장주를 두 팔없는 병신으로 만들었던 그들도. "우리도 들어가야겠군."
"궁금해서 기다리고만 있을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