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숙] '올가을 11월30일 웨딩'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7일 15시 09분
## 팬레터로 만난 김황균씨와 5년 사랑 결실 국내 여자농구 최고의 포인트가드로 군림했던 `코트의 여우' (28.전 )이 올 가을 웨딩마치를 울린다. 지난시즌 농구대잔치서 6시즌 연속 정규리그 어시스트 1위를 기록하는 금자탑을 세운 후 18년간의 선수생활을 마감하고 자연인으로 돌아간 은 오는 11월30일 오후 2시 여의도 중소기업회관에서 평생의 반려자를 맞는다. 아시아 최고로 일컬어지는 임기응변과 컴퓨터같은 두뇌플레이로 여자 코트를 지배했던 의 마음을 사로잡는데 성공한 `행운의 사나이'는 김황균씨(28.건설). 두 사람의 인연은 5년전인 91년 겨울, 농구대잔치가 한창인 가운데 한통의 팬레터로 시작됐다. 당시 기계공학과에 재학중이던 김황균씨가 TV에서 우연히 을 보고 `사랑의 전류'를 느껴 난생 처음 운동선수에게 팬레터를 쓴 것. 팬레터라지만 실상 절절한 사랑고백인 김씨의 편지를 받은 은 처음엔 시큰둥했지만 편지가 쌓여가면서 정(情)도 점점 쌓여갔다. 첫 팬레터 도착 이후 5개월만에 어렵사리 만난 두사람은 당장에 불꽃이 튀었다.
두사람의 비밀데이트 장소는 주로 체육관과 숙소(여의도 한양아파트) 근처인 한강고수부지였다. 지난 1월20일 현대산업개발과의 플레이오프 준결승 3차전서 자신에게 내려진 고의파울 선언에 불복, 몰수패 당한 것이 18년 선수생활 최후의 경기가 돼버려 실망이 컸던 에게 김씨의 청혼은 삶의 새로운 희망이 됐다. 정규리그 1위(11승1패)를 기록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은 이 몰수패로 다음시즌 농구대잔치 출전금지 처분을 받아 의 은퇴식은 쓸쓸하기 그지 없었지만 사랑에는 모든 것을 치유하는 힘이 있었다. 두사람은 신혼여행 후 김황균씨의 직장이 있는 서울에 보금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은 현재 대전 중부지점 온라인 창구에서 수도세, 전기세 등 공과금 수납과 입출금 업무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