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아웃 25시] 삼성이 우승못하는 이유
기사입력 1996년 09월 14일 14시 14분
아주 상식적인 우문(愚問) 한마디를 던져보자. 팀 성적이 당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부진했다면 그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스포츠, 특히 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 첫번째는 현장을 이끌어가고 있는 감독이고, 두번째는 야구단의 모든 살림을 도맡고 있는 사장, 그리고 세번째는 선수단과 프런트의 가교역할을 하는 단장일 것이다. 그래서 성적이 떨어지면 으레 감독과 사장의 경질여부가 도마위에 오르게 마련 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최고의 구단' `앞서가는 프런트'를 자부하는 삼성이 전혀 상식밖의 인사를 단행해 주변으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다. 삼성은 최근 야구단내 대외창구 역할을 맡고있는 김상두 홍보부장을 이름마저 생소한 제도개선TF팀장으로 발령냈다. 구단의 표면상 입장은 앞으로 있을 전반의 각종 제도의 보완과 개선문제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론 팀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대외홍보부족을 이유로 김부장에게 모두 떠넘기는 인사란 것을 알만한 사람은 다 안다. 삼성은 연말을 기해서 김부장에게 명예퇴직을 권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의 유망한 사원으로 근무하다 지난 82년 라이온즈 창단의 산파역할로 차출돼 야구단과 인연을 맺은 김부장은 지난 14년 동안 한 우물만 파온 살림꾼 이다. 현재 야구단은 그룹 비서실로부터 감사를 받고 있는 중인데 이에 대한 무마책 으로 구단 고위층에서 김부장을 `총알받이'로 내세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알려진 대로 삼성에서 작년 감독을 영입하는데 가장 앞장 선 인물은 김대훤단장이고 이를 구단주( 회장)에게 건의한 사람은 이광진사장이다. 그리고 올해 삼성이 3년 연속 하위권으로 추락한 가장 큰 원인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의 불협화음이었다. 그렇다면 책임소재는 자명하다.
이번의 어처구니 없는 인사를 보면서 `초일류 기업'임을 자부하는 삼성에서 야구단만은 왜 15년 동안 우승 한번 못했는지 이해가 갈듯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