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숭용] 포스트 시즌‘요주의 인물’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4일 14시 03분
현대 이숭용(25)이 포스트시즌 길잡이로 떠올랐다. 준플레이오프 파트너로 지목되고 있는 쌍방울 공략에 선봉이 될 것으로 단단히 기대를 모으고 있는 것. 단순히 중심타자여서만이 아니다.
현대는 팀타선이 페넌트레이스 내내 변화구에 약했고, 특히 언더핸드스로 투수가 많은 쌍방울에 고전을 했기 때문에 선구안이 좋은 좌타자가 절실하다. 변화구와 잠수함투수 공략이 현대의 포스트시즌 해법인 셈인데 이숭용의 이해 관계와 딱 맞아떨어지는 것. 왼손잡이에다 수준급 타격솜씨를 자랑하고 있는 만큼 이숭용은 돌격대를 물리칠 의 돌격대로 손색이 없다. 특히 이숭용의 강점은 뛰어난 찬스 포착력.
올시즌 47개의 타점이 말해주듯 득점기회에서의 집중력은 에 버금간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려지는 지난 13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이숭용의 `끼'는 여지없이 발휘됐다. 선취득점을 얻은 4회초 타격의 물꼬를 텄고, 6회초에는 한화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는 우월 1점홈런을 때려 소총과 대포를 겸비한 전천후 타격을 선보였다. 홈런 12개를 비롯, 2할8푼3리로 타격 14위에 불과하지만 다른팀이 느끼는 체감 위기는 다섯손가락에 꼽히고도 남는다. 역대 가장 많은 고의4구(19개)를 기록할 정도로 맞대결을 기피하고 싶은 위협적인 존재로 자리매김이 됐다. 이숭용의 폭발적인 타격은 과 의 득점력에도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투수가 를 피하려 해도 이숭용과 대결해야되기 때문에 이들과 정면승부를 벌일 수밖에 없어 자연 얻어맞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선두에서 4위로 떨어지면서 아슬아슬하게 포스트시즌에 턱걸이한 현대.
비록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가야할 운명이지만 이숭용이 있기에 자신감이 넘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