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이창호9단 ●안관욱4단 ♣
기사입력 1996년 09월 12일 16시 15분
제4보
(31~47)=흑 31은 17분 24초의 숙고가 담겨 있는 수. 아직 흔미한 접전으로 들어선 것은 아니지만 안 4단의 태도는 신중하다.
순수 아마추어들은 포석시기에 거의 시간을 사용하지 않는다. 어떤 포진이든 초반에 난해한 정석만 발생하지 않으면 바로 중반으로 접어든다.
프로들의 연구를 통해 거의 모든 포석이 검증된 터. 게다가 양질의 전문서적도 홍수를 이룬다. 만일, 오늘 어떤 프로기사가 새로운 유형의 포진을 구사해 화제가 되었다면 내일쯤은 동네 기원 한구석에서 그 형태가 재현될 정도로 정보가 빠른 요즘이다. 대국자체에 즐거움이 있는 순수 아마추어들로서는 어떻게 해도 불을 보듯 `뻔한(?)' 포석시기에 아까운 시간을 쏟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프로의 포석은 다르다.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진 건축물의 기초공사와 같이 평범하지만 그 평범한 공정속에서 `좀더 넓게, 좀더 크게 그리고 좀더 견고하게'를 뽑아내지 않으면 안되는 것이다.
아마추어들은 삼풍백화점쯤 되는 대형건물을 삽시간에 날리고도 `음, 그런 수가 있었나? 뭐, 그렇지만 다음 판이 있으니까…'이럴 수도 있지만 프로들에게는 다음판이란 게 없다.
백 32, 34. 국내에서는 이 9단이 선호하고 일본에서는 조치훈 9단이 애용하는 견실한 붙여막기다. 백 40 때 흑 41로
흑 1에 젖히면 백 4를 선점당해 좋지 않다.
흑 45는 46의 곳에 두는 쪽이 약간 득이다. 흑 47은 삭감의 상용수단. 다음 백의 응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