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참교육으로 따낸 전국축구 우승
기사입력 1996년 09월 09일 17시 13분
흔히 지도자의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고 한다.
현역선수시절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스타플레이어들이 종종 지도자로서는 실패하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다.
그런데 독실한 신앙과 정성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정상에 오른 한 고등학교의 훈훈한 후일담(後日談)이 전해지고 있어 화제다.
전국 57개팀이 출전해 올해 최고 빅이벤트로 지난달에 치러진 제15회 배 추계전국남녀중고축구대회서 우승한 경희고가 바로 그 주인공.
여기엔 3년전 이 학교에 부임한 변일우 감독(39)의 숨은 공을 빼놓을 수 없다.
실업 할렐루야출신인 그는 3년전 모교에 체육교사로 부임하며 만신창이의 축구팀을 맡아 오늘의 정상팀으로 탈바꿈 시켰다.
변 감독은 독실한 신앙심을 바탕으로 제자들을 자신의 집에서 합숙시키며 참교육에 앞장섰고 중학교를 쫓아다니며 스카우트가 끝난 끝물에 2진급 선수들을 끌어모아 동고동락하며 지옥훈련을 감행했다.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선수들도 서서히 그의 품에 안겼고 실력이 일취월장한 선수들은 서서히 전국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변감독은 27년만에 모교에 전국대회 우승을 전해주던 순간 주마등처럼 스쳐간 그동안의 일이 생각나 울음을 펑펑 쏟아냈다고 한다.
더구나 최근에는 자신의 3학년 제자 11명 모두가 대학진학이 결정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또한 이영무 감독(이랜드) 조동현 감독() 김성문 감독(국민은행) 김기욱 감독() 등 경희고 동문들을 주축으로 후원회결성이 초읽기에 들어가 든든한 마음으로 마음껏 공을 찰 수 있게 됐단다.
모든 것을 잘 따라준 선수들의 공으로 돌리는 변감독은 자신에게 맞춰지는 초점에 어색해 했다. < 최성욱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