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단 완자무늬] '뜰 앞의 잣나무'공연
기사입력 1996년 09월 04일 15시 13분
**"참 진리란 무엇인가" 극단 완자무늬는 14일부터 대학로 동숭스튜디오 씨어터에서 이색적인 소재를 담은 `뜰앞의 잣나무'(원담 스님 작, 김태수 연출)를 공연한다. 이 작품은 `심우도'의 앞부분에 해당하는 사바세계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크게 두개의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는 사바세계의 끊이지 않는 인과응보의 긴뿌리로 나타나는 한 가정의 모습이고, 또 하나는 `10.27법난'이라는 굴절된 현상을 그려내고 있는 것.
`10.27 법난'은 권력이 종교에 대한 탄압을 행한 것으로 알려진 사건으로, 지금까지 불교계의 큰 상처로 남아있다.
이 무대는 깨달음의 세계와 현실적인 사건을 대입시켜 종교와 권력의 문제, 남녀의 사랑 이야기,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를 부각시키면서 과연 참진리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
광렬의 생부인 일운스님은 10.27 법난에 끌려가 고문 후유증으로 죽게된다. 일운스님의 죽음은 광렬에게 생부를 알려야 한다는 어머니와 양부의 갈등을 초래한다.
한때 운동권 학생이었던 광렬. 그는 가정과 현실문제에 대해 심한 회의와 갈등을 품은 채 인연의 길을 끊듯 인도로 떠나지만 다시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집으로 돌아온 후 모든 사실을 알게된 광렬은 자신이 행한 현실도피와 패배주의적인 삶에서 큰 깨달음을 얻게 된다. 그것은 현실 즉 사회의 모든 일은 자신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
한편 불교계에서는 10.27법난이라는 한국 현대사의 굴절된 현상을 밝히려하고 그 사건 속에서 광렬은 다시 한번 자신의 삶을 새롭게 인식하게 된다.
10.27 법난은 한 가정에 평지풍파를 일으키게되고 그 어려운 현실을 딛고 일어서는 중생들의 의지는 우리 삶을 유지하는 근거로 관객들의 가슴을 두드리게 된다.
결국 이 무대는 모든 인연과 행위의 시점인 욕망은 또 다른 인연을 만들고 그 인연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사회, 개인과 역사에 있어 얽혀있음을 일깨워준다.
일운스님의 아들로 80년대 초반 운동권학생이었던 광렬역에는 대학로의 음유시인 오광록, 일운스님의 출가전 처인 광렬의 어머니 역에는 오민애가 출연, 열정연기를 펼친다.
여기에 김경수 조종원 박진영 김병순 등이 가세,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10월 20일까지. 평일 오후 4시30분, 7시30분. 토 일 오후 4, 7시. 363-64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