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김현식] 유작앨범 나와
기사입력 1996년 09월 01일 16시 27분
## ‘나의 모든 사랑은 떠나버렸지만…’@@ 음악열정은 아직 그대로 가수 김현식이 생전에 병마와 싸우며 카세트에 녹음해뒀던 마지막 노래가 극적으로 발굴되어 발표됐다. 동아기획이 8월말 선보인 김현식 7집.
그가 숨거두기 한달전 이촌동 금강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통기타만으로 연주한 미발표곡을 수록하고 있어 가을을 맞아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팬들에겐 더없이 뜻깊은 선물이다.
이처럼 소중한 테이프가 발견된건 지난해말. 당시 병원에서 김현식의 병간호를 맡았던 후배가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돌아오면서다.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김현식의 어머니 유진희씨에게 이를 전달, 김현식의 생전 소속사인 동아기획에 의해 빛을 보게 됐다.
"생의 마감을 예감하고 모든 희로애락에서 벗어나 관조의 자세로 초연하게 읊조린 김현식의 비장함이 마디마디에서 느껴져 듣는 이들에게 다가오는 감흥이 남다릅니다."
동아기획 김영 사장의 표현처럼 김현식 7집은 촛불처럼 위태하게 흔들리며 쏟아내는 혼신의 음(音)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노래들로 차 있다.
하지만 6년의 닫혀있던 세월이 믿겨지지 않을만큼 지금 정서에 와닿아 "역시!"라는 찬사가 절로 터져나온다.
7집의 절정은 맨처음 수록되어 있는 김현식의 육성모음 부분. 생전 라디오 프로그램 초대손님으로 출연, 삶과 음악을 얘기한 것으로 자신의 어린시절의 회상으로 시작되어 살아온 얘기를 소박하게 읊조리고 있다. 한편 수록된 노래는 모두 10곡.
`어디쯤 왔을까. 얼만큼 걸었을까. 옮겨진 발걸음을 또다시 옮길까. 서러움 애써 달래 보려고 이만큼 걸었건만. 이제는 시작도 아니고 끝도 아닌 다시 처음이라오….'
마치 자신의 짧디짧은 생을 예감했던것처럼 구구절절 가사에서 묻어나는 외로움이 유별난 `다시 처음이라오'(작사-곡 이승희)를 비롯해 `사랑의 불씨' `이 바람 속에서' 등의 노래와 호세 펠리치아노의 `레인' 등 애창 팝송이 실렸다. < 윤태섭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