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쌍방울‘보배’ ♣

기사입력 1996년 08월 31일 13시 39분


## 전천후 출격… 6승 4세이브

"안녕하십니까! 2시의 데이트 입니다."

매일 오후 2시면 라디오를 타고 어김없이 흘러나오는 멘트가 있다.



FM의 간판프로 `2시의 데이트'를 진행하는 DJ 씨의 유쾌한 인사말.



이 프로그램의 장수비결은 톡톡 튀는 맛은 없지만 청소년부터 어른까지 부담없이
들을 수 있는 곡선택과 꾸준함으로 팬들의 폭넓은 사랑을 얻었기 때문이다.

쌍방울의 언더핸드스로투수 (28)이 바로 그런 선수다.



눈에 확 띄진 않지만 팀이 맡기는 `배역' 모두를 소화해 낼 수 있는 `만능 엔터
테이너'의 자질에다 성실함까지 갖춰 어떤 감독이라도 좋아할 스타일이다.

올시즌 중간계투와 마무리, 선발 등을 오가며 전천후로 뛴 의 성적은 6승
4패 4세이브.

하지만 8월 한달간 무려 5승을 따내 `폭주기관차' 쌍방울의 `기관사' 노릇을
톡톡히 해냈다.

특히 지난달 30일 인천 현대전에서 거둔 8⅓ 이닝 4안타 1실점 선발승의 값어치는
2배였다.

상위권 다툼의 경쟁상대인 현대와의 4연전 첫 머리를 상큼하게 장식한 때문이다.



지난달 14일 전주에서 무4사구 완봉패를 당한 현대는 왼손 이희성 윤덕규 이숭용
장정석 등을 총동원하며 안간힘을 썼지만 노련한 볼배합을 구사한 에게
또다시 무릎을 꿇고 말았다.

초반에는 직구와 체인지업으로, 중반 이후엔 커브로 승부해 타자들의 타이밍을
한템포씩 빼앗는 피칭이 빛을 발한 것.

"무엇보다 13연승뒤 2연패로 가라앉을 뻔 했던 팀 분위기를 다시 살려 기쁘다"
라고 말하는 의 목소리에서 팀워크로 똘똘 뭉친 쌍방울이 잘될 수 밖에
없는 이유를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