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조훈현 9단 ●최명훈 5단 ♣

기사입력 1996년 08월 30일 16시 28분


## 본선 토너먼트 제9국 제2보 (7~20)=흑 7의 두칸 높은 협공이 최근 협공의 주류. 소목뿐 아니라 화점정석에서도 두칸높은 협공이 애용되고 있다. 완만하게 공세를 취하면서 중앙을 지향하는 게 요즘 행마의 패턴이다. 백 10의 유연한 되협공도 자주 눈에 띈다. 급박하게 의 백 1로 협공하면 흑 2, 백 3 이하로 흘러 변화가 다양해진다. 백 3 때 흑 A로 백스텝을 밟는 것은 백 4, 흑 B, 백 C의 이단젖힘을 당해 좋지 않다. 흑으로서는 의 수순을 밟을 수도 있다. 백 3을 A의 곳에 두면 흑 B, 백 C, 흑 3으로 급전.

흑 11은 보기 드문 취향. 보통은 `가'의 한칸인데 백이 `나'로 바짝 다가서지 않은 만큼 가볍고 발빠르게 움직이겠다는 의도 같다. `반상의 미학가(美學家)' 오다케 9단의 행마를 연상시킨다.

백 12, 흑 13의 교환은 생략할 수도 있다. 백 18까지, 아직은 피차 적정거리를 유지하며 링사이드를 도는 탐색전 양상인가 하는 순간….

"뭐야, 을 상대로 멋부리는 거야?"

함께 검토한 몇몇 기사들이 가볍게 지적한 흑 19. 다음 `나'의 곳에 붙여 형태를 갖추겠다는 뜻이겠지만 `다'로 한칸 뛰는 정도가 무난하다.

흑 19에 평범하게 백 `라'쯤으로 받아주면 활용의 의미는 있겠으나 상대는 한시대를 풍미한 강자.

백 20. 얼핏, 속수 같기도 한 이 날일자가 형태의 급소를 찔러온 뜻밖의 강타였다. 한바탕 피할 수 없는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

< 해설.김재구 8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