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성의 일본야구]
기사입력 1996년 08월 28일 15시 00분
**응원 보이콧 '침묵 시위' 최근 일본 에 재미있는 해프닝이 있었다. 이 사건을 보면서 "한국과 일본은 의 풍토가 다르구나"하는 것을 새삼 느꼈다.
팬들이 만든 사건이다.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올시즌 투-타의 핵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제몫을 못해 4위로 전락한 작년 일본시리즈 우승팀 야쿠르트가 명문 자이언츠를 홈인 진구 구장으로 불러 3연전을 가졌다.
그런데 그토록 열열하던 야쿠르트 관중들이 응원을 전면 보이콧하는 희한한 일이 벌어졌다.
야쿠르트가 이미 우승에서 완전히 멀어진 것도 응원을 하지 않게 된 동기중의 하나겠지만 더 큰 이유는 야쿠르트가 에 10연패를 했기 때문이다.
센트럴리그에서 같은 를 연고지로 한 야쿠르트의 열렬한 팬이라면 그 반대로 전체 팬의 3분의 2 이상이 응원한다는 에 반감을 가지고 있는 `앤티-'임에 틀림없다.
그러니 야쿠르트의 전 연패에 얼마나 화가 났을까.
일본 구장에서의 응원이라는 것이 한국 같이 무대에서 응원단장이나 치어리더들이 유도하는 게 아니고 응원가 연주에 맞춰 일정한 박수를 치거나 구호를 외치는게 전부인데 야쿠르트 팬들은 `침묵시위'로 일관했다.
일본에서도 드문 일인지 스포츠지가 1면 머리기사로 실은 것을 비롯해 대부분의 스포츠신문들이 크게 보도했다.
반응은 직각 나타났다.
야쿠르트의 노무라 감독은 팬들을 의식해 를 기필코 이겨 우승을 저지하겠다고 특별기자회견을 할 정도였다.
그런 야쿠르트가 1승1패를 한 뒤 25일 경기서는 마무리 다카쓰를 2-2 동점이던 7회 미리 등판시켰지만, 의 간판 마쓰이에게 결승 2점홈런을 두들겨 맞아 `침묵시위'를 하던 응원단의 분노에 기름을 끼얹고 말았다.
야쿠르트 팬들의 응원 보이콧는 화가 나면 깨부수고 던지고 싸우는 한국과는 확실이 달랐다.
그것이 바로 의 역사, 문화, 풍토의 차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엇때문일까.
이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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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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