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연홍] S-TV사극‘만강’비극의 노비 순금역 안녕∼

기사입력 1996년 08월 27일 14시 08분


## "당분간 학업 열중할래요" 여대생 탤런트 (20)이 성숙한 가을여인의 자태를 한껏 뽐내고 있다. 그녀는 최근 SBS TV 사극 `만강'에서 비극적인 자살로 종지부를 찍은 순금을 통해 완전히 다시 태어난 느낌이다. 상전을 모시는 노비로 팔려가 갖은 고초를 겪다 끝내는 못다핀 꽃으로 쓰러진 불행한 인물 순금. "긴 터널을 막 빠져나온 것처럼 모든 것이 새롭게 느껴져요. 순금을 연기할 땐 그저 힘들고 고달프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이렇게 큰 보람을 느끼리라고는 예상치 못했거든요." 지난 26일 밤 회상신을 마지막으로 일단 브라운관에서 사라졌지만 은 첫 방송이 나간 4월부터 이 드라마의 실질적인 주역을 도맡아온 주인공이다. `만강'의 순금을 연기하면서 그녀가 가장 잊을 수 없는 것은 매주 2~3일씩 촬영장을 오가며 걸었던 `만보걷기'다. 촬영장인 민속촌 주차장에서 야외현장까지 하루에 꼬박 만보씩 걸어야했던 고생담이다.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다 통풍이 안되는 무명 한복차림이라 땀도 무척 많이 흘렸다. "덕분에 몰라보게 날씬해졌어요. 지금까지 고생한 모든 것들을 한꺼번에 보상 받은 기분이에요." 현재 연극영화과 2학년에 재학중인 은 2학기 개강과 함께 당분간 학업에 전력투구할 계획이다. 그 사이 벌써 새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달라는 제의를 받았지만 특별히 끌리는 부분이 없어 거절했다. 대신 `만강'에 매달리며 소홀했던 부분을 채우기 위해 야간학기까지 신청해둘 만큼 열의를 갖고 학교생활에 충실하겠다는 각오다. "정말 괜찮은 역할이 주어진다면 한번쯤 욕심을 낼 수도 있다"는 은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시대극보다는 밝은 톤의 현대극에서 발랄한 신세대 아가씨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며 여운을 남겨놓는다. 1TV 대하사극 `토지'에서 여주인공 서희의 어린시절 역으로 데뷔한 아역 출신으로 지난해까지 SBS TV 청소년드라마 `공룡선생' TV 6.25특집극 `칠갑산' 등에서 열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