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프로데뷔 '첫 우승'
기사입력 1996년 08월 25일 15시 26분
박세리(19.)가 마침내 정상에 우뚝 섰다.
국내 최고의 여자골퍼라는 칭호와는 달리 지난 4월 프로데뷔후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고 말았던 박세리는 25일 끝난 제4회 동일레나운 레이디스 클래식 골프대회서 7언더파(209타)로 우승, 데뷔후 첫 우승의 감격을 안았다.
작년 아마자격으로 프로대회 4개, 아마대회 3개 등 7개 대회를 석권하며 국내 여자골프계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박세리는 이로써 프로입문후 2위만 3차례 차지하는 홍역을 치른 끝에 프로 무관의 불명예를 씻어냈다.
이와 함께 박세리는 상금 2천160만원을 챙겨 시즌상금 8천215만원을 기록하며 프로동기생이자 시즌 2관왕인 김미현(8천152만원)을 제치고 이 부문 선두에 나섰다.
평균타수랭킹에서도 69.92타로 국내 프로중 유일하게 60대 스코어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첫라운드서 7언더파(65타)의 코스레코드를 세우며 선두에 나섰던 박세리는 2라운드서 2오버파(74타)로 주춤하며 2위로 밀려나 `준우승 징크스'가 재현되는 듯 했다.
그러나 마지막라운드 3번홀서 3m 짜리 버디퍼팅으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한 박세리는 8번홀서 2.5m 짜리 퍼팅을 성공시키며 2타차로 선두를 탈환했다.
"그동안 우승하지 못한 것에 대해 크게 부담은 없었습니다. 내 스코어는 꾸준히 유지해왔으니까요. 다른 선수들이 잘하는 것은 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죠."
평범한 우승소감을 밝힌 박세리.
국내 여자프로중 최장타를 자랑하는 그는 쇼트게임의 취약점을 보완해 더욱 완벽한 선수로 태어나기를 다짐하고 있다.
이번 우승으로 박세리는 앞으로 남은 5개 대회중 절반 이상은 우승을 독식, 국내여자프로골프 사상 처음으로 시즌 상금 1억원을 돌파할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견이다.
한편 박세리는 이날 받은 우승상금 중 150만원을 수재의연금으로 기탁해 챔피언다운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