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 빛나는 조연
기사입력 1996년 08월 22일 14시 10분
## 선발-마무리 튼튼한 연결고리 ## 감독‘신경안정제’약발 굿 ▲ 문:우황청심환과 해태 2년생 투수 임창용(20)의 공통점은? ▲ 답:해태 감독이 다급할 때 찾는 것.
해태 트레이너는 언제나 우황청심환을 갖고 있어야 하고, 이상윤 투수코치는 불펜에 임창용을 대기시켜야 한다. 김감독이 시도때도 없이 찾는 까닭이다.
다른 투수들은 등판간격에 따라 현역선수 명단에 들락날락하지만 임창용이 언제나 엔트리에 들어있는 것도 바로 `우황청심환' 같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이나 처럼 반짝이지도 화려하지도 않는 임창용이 `알짜배기 보물'로 통하는 것도 바로 이같은 까닭이다. 임창용의 보직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선발도 팬들의 시선을 꼭 붙드는 마무리도 아니다. 관심밖의 중간계투가 맡은 역할이다.
하지만 실속은 선발보다 낫다.
21일 현재 5승4패, 방어율 2.62.
게다가 등판경기수는 팀에서 가장 많은 36경기나 된다.
흔히 중간계투요원은 1승과 1세이브 사이에서 살지만 임창용은 선발투수가 흔들리는 듯하면 2회든, 3회든 어김없이 등판해 선발투수 노릇하는 게 강점이다. 팀내 고참투수들도 "허리가 든든해 마음이 놓인다. 창용이가 이렇게 잘해줄지 몰랐다"라고 말한다. 작년에 광주진흥고를 졸업하고 입단해 2패가 고작이었던 임창용이 올해 달라진 점은 변화구의 각도가 더욱 예리해졌고, 145㎞짜리 직구 컨트롤이 좋아졌다는 것. "제 역할을 굳이 표현한다면 소금이라고나 할까요."
해태가 시즌전에 꼴찌후보라는 억울한 평가를 뒤엎고 선두를 굳건히 달리는 것은 `소금 같은 남자' 임창용 덕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