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연수] '청순가련'벗고 '의지의 여인'으로

기사입력 1996년 08월 21일 15시 37분


## S-TV '엄마의 깃발' 큰딸역 열연@@ 힘있는 연기위해 발성연습 `비련의 상징' 가 들풀처럼 꿋꿋한 여인으로 변신한다. 맑고 청초한 이미지탓에 주로 가녀린 여인상만을 단골로 연기했던 그녀가 다음달 2일 첫방송되는 SBS TV의 새 일일드라마 `엄마의 깃발'에서 험한 인생사를 헤쳐가는 의지의 여인으로 나서는 것.

"주로 나약하고 슬픈 여인을 많이 연기했잖아요. 무언가 변신의 계기를 찾고 싶었던 차에 강하고 용기있는 여자를 맡아 정말 기뻐요."

사실이 그렇다. 지난봄 끝난 SBS TV `사랑의 이름으로'에서는 과의 슬픈 사랑을 이루지못하고 암으로 죽는 여자 `혜원', 현재 출연중인 월화사극 `만강'에서도 임 호와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는 사랑을 펼치지만 결국 봉건질서의 벽에 부딪히고 마는 양반댁 규수 `보옥'이 바로 자신의 몫이기 때문. `엄마의 깃발'에서 는 삼풍사고로 어머니를 잃은 한 가족의 큰 딸 `서윤희'로 등장한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든 불행에 가정은 풍비박산되고 자신의 결혼도 무산되는 윤희. 그녀는 무의촌 의사생활을 시작하며 방황과 절망에 고통을 겪지만 희망을 잃지않고 하나둘씩 삶의 가시덤불을 헤쳐나간다.

"사극을 하다 다시 현대극을 하게돼 오히려 느낌이 색다르다"는 그녀는 특히 이번 작품이 자신의 데뷔작 `춤추는 가얏고'에 함께 출연했던 중견탤런트 을 비롯해 평소 좋아하던 선배들과 함께 연기를 하게 돼 뜻깊다고 말한다. 자문도 구하고 호흡도 잘맞아 연기자체가 재미있기 때문. 요즘 힘있는 연기를 위해 연출을 맡은 성준기PD로부터 평소보다 한톤 더높여 발성하라는 주문을 받고 있어 이 부분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는 원래 겹치기 출연은 사양해왔지만 현재 출연중인 `만강'이 10월 중순까지 방송될 예정이라 이번에는 한달 정도는 어쩔 수 없겠다며 방긋 웃는다.

비련과 슬픔의 이미지를 훌훌 털고 가 보여줄 꿋꿋한 여인상이 초가을을 기다리게 한다.

< 김형중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