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현] '꺽다리 족쇄맨' ♣
기사입력 1996년 08월 21일 14시 42분
전북 수비진은 두텁기로 소문이 나 있다.
정종선(30) 최진규(27) (27) 최진철(25) 등 하나같이 한번쯤은 태극마크를 달아본 베테랑들이다.
정종선은 94 미국월드컵 주전의 `역전의 용사'고 은 올림픽팀 멤버, 최진철은 올시즌 드래프트 1순위1지명의 대형 신인.
그러나 여기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 석자를 내민 무명의 선수가 있다.
`꺽다리' 김봉현(22.DF).
를 졸업하고 드래프트 3순위로 입단한 그는 지난해 6게임(교체 5) 출전이 고작.
그러나 올해들어 1 88의 큰 키만큼이나 일취월장한 기량으로 주전자리를 단숨에 꿰차고 있다.
상대보다 한뼘높은 점프력으로 공중볼 처리가 일품인 김봉현은 특히 대인마크에 뛰어난 소질을 발휘, `스트라이커 킬러'로 불리며 족쇄맨으로 성가를 드높이고 있다.
그러나 올시즌 시동은 다소 늦은 편이었다.
12게임(아디다스컵 포함)만인 6월5일에 뒤늦게 그라운드에 나선 것.
출전선수 후보명단엔 이름을 꼬박꼬박 올리면서도 근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코칭스태프를 망설이게 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杞憂)에 불과했다.
김봉현은 보란듯이 시종 투지넘친 플레이로 디펜스 라인의 한 축을 완벽히 소화해낸 것이다.
차경복 감독을 단숨에 매료시킨 것은 당연한 일.
이후 주전 한자리는 항상 그를 위해 남겨졌다.
특히 게임을 더할수록 안정된 기량으로 원숙미까지 더하자 차경복 감독은 "많이 좋아졌어!"라며 흐뭇한 미소를 내내 잃지않았다.
아울러 후기리그에서도 한 몫 단단히 해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제부터 시작입니다. 결코 반짝 선수로 기억되고 싶지는 않습니다"
`못본 사이 학식이 몰라보게 좋아져 눈을 씻고 보았다'는 고사성어 괄목상대(刮目相對).
올시즌 그의 달라진 위상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짚어낸 단어가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