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장기는 사촌지간…] 첫 공식 교류전 추진
기사입력 1996년 08월 20일 16시 14분
촌수로 사촌지간인 바둑과 장기의 국내 첫 공식 교류전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빅이벤트의 전면에 등장할 , 이창호 등 유명 바둑인의 장기 행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로기사의 장기이벤트는 한국기원과 민속장기협회가 단체 차원에서 조율하고 있어 올해 안에 탄생이 유력하다. 중국과 일본에서는 프로 바둑-장기인의 교류가 빈번하다.
중국은 바둑과 장기가 한 핏줄이라 하여 장기협회와 바둑협회가 한 단체 밑에서 동거하고 있다. 일반인들이 장기스타는 알아도 바둑스타는 잘 모른다는 일본의 경우 고바야시, 오다케, 다케미야9단 등 대부분의 바둑스타들이 조치훈9단이나 유시훈7단 등 외국인 기사까지 주요 장기 대국장에 함께 데려갈 정도로 바둑-장기교류가 활발하다. 국내 바둑인들 가운데도 장기애호가들은 적지않다.
바둑원로 조남철9단을 비롯한 김인, , 서봉수9단 등의 한국식 장기 실력은 준 프로급. 장기 프로들은 조9단이나 서9단과 장기 둘 때 차나 포를 떼고 두면 승리를 장담 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특히 김좌기6단과 박진열6단은 바둑과 장기에 나란히 프로입문한 `양수겸단(段)'의 대가들. 박6단은 장기로도 2단이며, 김6단은 장기 5단을 합쳐 국내 최고(?)단수인 11단이다. 또 해외기사 차민수4단의 경우 서봉수9단 등 장기 라이벌과 한국기원에서 기분 전환겸 점심 내기 장기대국에 열중한다. 그러나 이창호9단은 장기의 기본 행마에도 어둡고, 꽁지머리 김성룡4단은 전혀 모른다고 답해 장기인들이 실망. 이들 신세대들은 "단지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장기계의 바둑실력은 민속장기협회 경남지부장인 구규환5단이 아마바둑 7단이고, 김종만3단과 전종화2단, 협회 부이사장인 김상규8단 등이 아마바둑 3~초단의 기력이다. 한편 먼저 세계화를 이룩한 바둑인들은 장기발전을 위해 첫 교류전은 바둑보다 장기로 먼저 하자고 운을 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