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 천원전] ○조한승 초단 ●최규병 7단

기사입력 1996년 08월 18일 14시 35분


## 본선 토너먼트 제8국 제1보 (1~17) = 오늘은 `조치훈 패밀리'의 등장이다. 익히 알려진 대로 최규병 7단은 조치훈 9단의 조카. 외삼촌의 화려한 그늘에 묻히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학구파이다. 그런데 `최 7단이야 가족이라는 표현을 써도 무방하겠지만 조한승 초단을 조치훈 패밀리라고 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는가'이렇게 반문하는 팬도 있을 것이다. 물론, 조한승 소년은 조치훈 9단과 인척관계는 아니다. 그런데도 조치훈 패밀리라고 우겨본(?) 이유는 같은 성씨를 쓰는 데다 95년 입단 당시 밝힌 `가장 존경하는 기사'가 바로 조치훈 9단이기 때문이다. 이유는 또 있다. 백 4의 3.3은 80년초 조치훈 9단이 즐겨 구사하던 포진. 소년은 신예강호 김영삼 2단을 꺾고 본선 1회전을 통과할 때도 이 포진을 펼쳤다. 이쯤되면 과연 `조치훈패밀리'다운 취향이 아닌가. 흑 5. 빽빽하게 `가'의 곳으로 압박해가는 구형정석은 이제 좀처럼 구경하기가 힘들다. 흑 13, 15는 견실한 `이창호류'. 흑 13으로는 흑 1 한칸으로 받고 흑 3, 5로 발빠르게 두는 수법도 있다. A의 3.3이 비는 단점이 있지만 차후 흑 B, 백 C, 흑 D로 나가끊는 노림이 남는다. 흑 17은 `나'의 곳과 맞보기에 해당하는 자리. 흑 `나'로 지키면 백 `다'가 호점. 좌변 백세력이 이상적으로 형성돼 피차 모양으로 겨루는 바둑이 된다. 흑 17로 갈라쳐 바둑은 필연적으로 잘게 쪼개지는 국면으로 흐른다.

자, 백의 다음 한수는 어느곳일까. 답은 이미 나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