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 '고시엔'서 태어난 올림픽 은메달
기사입력 1996년 08월 14일 15시 41분
일본 의 저변이 되는 고교야구팀은 한국의 100배 가까운 4,000개가 넘는다.
바로 그것이 일본 야구의 저력인데 요즘 일본은 지난 8일부터 시작된 고시엔 하계대회때문에 고교야구의 열기가 뜨겁다. 지방예선대회 우승팀 49개교가 출전한 고시엔 대회는 단순히 야구경기만이 아니라 커다란 축제다.
지방예선만 해도 수십팀에서 많게는 200팀 가까운 팀이 맞붙어 오직 1개교만 출전하기 때문에 고시엔이야말로 `꿈의 무대'요, 대단한 명예이기도 하다. 그래서 재학생 학부모 동문들이 총출동하고, 화려한 응원전도 볼만하다.
TV에서는 오전 9시부터 전경기를 생중계하고, 밤에는 `고교야구 하이라이트'를 따로 편성해 놓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일본은 대부분이 남녀공학인데 야구부원 중에는 여학생도 있고, 팀의 매니저를 여학생이 맡기도 한다. 여자 매니저로는 최초로 덕아웃에 들어간 후쿠오카 대표 도치쿠고교의 미쓰이 유카코(3년)는 `승리의 여신'이라고 신문에 소개되고 있다. 한국은 지난 82년 가 생긴 이래 고교야구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물론 순수한 학생야구를 사랑하는 팬도 있지만 동문 학부모가 아니면 관심이 덜한게 사실이다.
일본은 고교야구뿐만 아니라 대학야구, 사회인야구, 리틀야구, 직장야구가 세분화돼 있는데 모두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성원도 대단하다. 이러한 일본 아마야구의 열기를 느끼면서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꼴찌를 한 한국 아마야구가 우려되지 않을 수 없다.
지난달 31일 한국올림픽팀은 일본과의 경기에서 4대14로 7회 콜드게임패를 당했는데 일본은 결국 은메달을 따냈다.
그날 나고야 구장에서 일본 기자들이나 관계자들이 은근히 기분좋은 표정으로 "한국 아마야구가 왜 그렇게 약해졌느냐, 임선동이 던지지 않아 그랬느냐"고 캐물을 때 부끄러웠던 기억이 새삼스럽다. 너무 거창할지 모르지만 아마야구협회와 관계자들은 21세기의 한국 아마야구를 위한 마스터플랜을 심사숙고해야 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