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훈기의 미국야구] 노모 '인기 떨어져 좋다'
기사입력 1996년 08월 13일 15시 11분
`노모 마니아는 죽었는가?'
미국 와 일본 열도를 뒤흔들던 노모 돌풍이 잠잠해지고 있다.
전세계를 휩쓸던 브레이크 댄스나 청바지의 열풍도 한 때였듯이 노모 히데오(28)의 마력이 이젠 사라져가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런 현상을 반기는 사람은 노모 자신.
"팬들이 나 하나만이 아닌 전체를 지켜보기를 원했다. 팀 전체를 보아야 한다. 나에게 눈과 귀가 집중되면 의 참 재미를 놓칠 수 있다." 또 "우리 팀에는 피아자, 발데스, 몬데시 등 스타들이 많다"며 오히려 홀가분한 기분을 만끽하고 있다.
노모는 요즘 동료들과 농담을 즐긴다.
여전히 통역이 필요하지만 영어 실력도 상당히 발전했다.
비로소 의 진정한 일원이 되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할 정도다.
노모 관련 상품의 판매는 예전같지 않다.
노모가 등판하는 날 밀려들던 일본 팬들의 숫자도 많이 줄었다.
거의 100명에 달하던 일본 보도진도 날이 갈수록 관심이 떨어졌다.
주니치 스포츠는 특파원을 철수시켰다.
작년에는 인터뷰 요청을 거절하느라 바 던 노모의 전속 통역사인 마이크 오쿠무라는 요즘 할일이 없다.
노모는 작년 13승6패에 2백36개의 삼진을 잡으며 올스타전 선발로 뽑혀 돌풍을 일으켰다.
폭발적인 인기는 특이한 배경과 이국적인 것에 대한 미국인들의 호기심이 크게 작용한 결과였다.
노모는 올시즌 11승9패의 좋은 성적을 기록하면서도 올스타전에 나가지 못했다.
그러나 팬들의 눈길이 비켜 가면서 노모는 부담감에서 벗어나 그저 괜찮은 투수 중 한명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나의 관심사는 승리 뿐이다. 얼마나 많은 팬들이 지켜보느냐가 아니다. 팬들은 노모 히데오란 선수가 아닌 진짜 야구를 보러 오는 것이다." 노모는 `마니아의 사망'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