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카메룬용병 볼랑가 여름에 진가발휘
기사입력 1996년 08월 12일 16시 32분
**"여름되니 살맛나네" `카메룬 용병' 볼랑가(25.전북)의 코리안 드림이 익어가고 있다. 아프리칸의 후예답게 더위에 익숙한 볼랑가가 여름을 맞기 무섭게 `물만난 고기'마냥 진가를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
제천전지훈련이 한창인 볼랑가는 지난 1주일새 성대, 와 가진 4차례의 연습경기서 내리 3골을 뽑아내 결코 그가 `빽'으로 들어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특히 지난 9일 성대전에서는 특유의 현란한 드리블로 결승골을 작렬, 팀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사실 볼랑가의 한국진출은 축구실력에 의해 스카우트되기 보단 2002 월드컵 유치를 위한 전략적 차원에서 `모셔온' 케이스다.
계약조건은 1년에 이적료 2만달러(한화 약 1천5백만원)에 월봉 1천5백달러(약 1백20만원)의 헐값이다.
처음부터 코칭스태프의 입이 석자나 나온 것은 당연한 일.
특히 차감독은 볼랑가를 철저히 `전력외(外)'로 치부했다.
아디다스컵을 포함한 전반기 2,160분 동안 `시험등판'은 고작 33분.
지난 4월25일 아디다스컵 삼성전의 11분과 7월20일 와의 전주경기에서 출전시킨 22분 뿐이었다.
그러나 한여름에 접어들며 그의 잠재된 진가가 고개를 들자 차 감독도 생각을 바꿀 수 밖에.
차 감독은 "늦더위가 한창일 후기리그 초반부터 볼랑가를 베스트 멤버로 기용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흑인 특유의 유연성을 바탕으로한 드리블과 볼컨트롤이 좋아졌고 터프한 한국축구에도 잘 적응하고 있다는 평.
"그동안 출전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아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하지만 후반기엔 기대해 주십시오."
카메룬 올림픽대표팀과 프랑스3부리그 출신으로 가족(부인과 1남1녀)과 생이별도 불사한 채 한국무대에서 성공의 의지를 불태우는 볼랑가. 과연 그의 `눈물겨운 짝사랑'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