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검무정] 애욕의 소용돌이 <제18화> ♣
기사입력 1996년 08월 08일 16시 37분
사원은 얼떨떨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다.
"어떤 여자에게 청혼을 했었느냐?"
"사실 그녀는 연상(年上)이오. 하지만 사랑에 무슨 나이가 필요하오. 또한 그녀는
추한 용모를 지니고 있소. 하지만 그 또한 상관없소. 그녀의 매력은 몸매에 있으니…."
"어린 녀석이 그 방면에도 일가견이 있구나."
"당신도 보통은 넘는 것으로 알고 있소." 사원은 내심 혀를 내두르며 물었다.
"좋다. 그녀는 어디에 있느냐?"
"이 곳 일심부에 있소. 사실 한가하지 못하오. 서둘러 구해줘야하오."
"무슨 소리냐?" 아귀는 말을 돌리지 않는다. 그만큼 상황이 긴박하기 때문에.
"모용추가 그녀를 죽이려 하고 있소." 사원의 이마에 깊은 주름이 잡혔다
"모용추가 …왜?" 아귀는 불안해하며 사원을 잡아 끌었다.
"그녀는 총관과 바람을 피우다가 걸려들었소. 물론 나를 기만하고 엉뚱한 짓을
벌인 걸 생각하면 전신에 피가 끓어서 참지 못할 지경이지만 그래도 아직은 사랑
이 남아 있기에 구하려는거요." 사원은 아귀의 횡설수설이 이해되지 않는다.
"차분히 설명해라." 아귀는 서두르지 않는 사원의 등을 떠밀었다. "가면서 설명
하리다. 내가 청혼을 하고 또 서로 미래를 기약했던 그녀는 당신도 만난적이 있던
여자요. 표향원의 원주! 또 다른 강호상의 별호는 추월야접! 사원은 그만 입을 떡
벌리고 만다.
아귀가 별종인 것은 알고 있었지만 그 정도로 상태가 심각한줄은 정녕 몰랐던 사원
이다. 하여간 그는 아귀의 독촉을 받으며 격전이 전개되고 있는 일심부의
의사청으로 방향을 잡았다. 그들이 도착했을 때 이미 상황은 한 눈에 알 수가
있었다. 심한 상처를 입은 듯 의복을 핏물로 적신 청죽생과 추월야접.
그들은 몹시 기진맥진한 상태였다. 십 여명의 인검수들에게 포위를 당해 있는
그들. 일심부주와 모용추는 이미 뒤로 물러나서 마치 유람을 나선 행락객 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아귀는 급했다.
"어서 도와줘요"
사원은 반문하지 않았다. 그는 단지 발걸음을 장내로 옮길 뿐이다. 무적도를
지니고 유유자적한
태도로 장내에 등장한 사원. 인검수들이 즐비한 그곳으로 사원은 단지 무심하게
걷고
있을 뿐이었다. 일심부주가 제일 먼저 그를 발견했다.
"아니, 저 …저건?"
모용추도 사원과 아귀의 등장에 매우 의아한 얼굴로 변하였다.
"무적도 사원!."
일순간 에 장내는 팽팽한 긴장감으로 고조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