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준 저]‘물방울은 흔적이 없다’기업추리소설
기사입력 1996년 08월 07일 14시 54분
## 살찐 기업에 밟힌 인생들의 복수 모스크바 베오그라드 호텔. 자정이 막 지나고 있었다. 30대 중반쯤의 한 깡마른 사내가 603호실 앞에 섰다. 호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 도어에 꽂았다. 룸키는 아니었다. 자물쇠는 허망하게 금방 풀렸다. 그의 오른손엔 권총이 들려 있었다.
여의주 그룹 이종도 회장의 심복-기획조정실 사장. 베오그라드 호텔에서 피살 됐다. 사태수습차 러시아로 날아간 또 다른 심복 비서실장. 그도 베오그라드 호텔에서 비슷한 방법에 의해 피살됐다. 요란하게 사건을 보도하는 국내 매스컴. 여의주 그룹의 인터넷 홈페이지인 여의넷엔 두 사람을 러시아에서 살해했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메시지가 떠오른다. `이종도 회장! 당신의 심복 3인중 아직 살아 있는 주성만 상무도 1주일내에 살해 하겠소. 그리고 당신도 자결하지 않는다면 비참한 최후를 맞을 거요.' 메시지 이후 꼭 1주일 되는 날. 주상무는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빗길을 과속으로 달리다 한강에 곤두박질,익사한다. 김민준(53. 본명 김용상)의 기업추리소설 `물방울은 흔적이 없다.'(춘광 간).
이 소설은 부패한 토양에서 웃자란 여의주 그룹. 그 파렴치한 성장사에서 희생된 인생들의 드라마를 추리기법을 동원,처절한 복수극으로 그려내고 있다. 진한 휴머니티에 시정(詩情),그리고 첨단과학까지 보태고 있다.
"오늘,우리 대기업들 그 성장사가 부조리 한것도 없지 않다. 기업윤리나 상도의는 팽개치고 하청업자나 그 종업원들을 착취한 대가로 살찐 기업들. 그들의 덧없음을 말하고 싶었다.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빈천해도 즐겁다. 그러나 만족할 줄 모르는 사람은 부귀해도 근심한다." 김민준. 허균문학상 추리부문 본상 수상. 장편소설 `옴니버스'`하이테크 살인' `라팔로마의 침묵' 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