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은 지금] 기와-초가집 구경 '아련한 추억'
기사입력 1996년 08월 02일 16시 34분
요즘 연변-백두산에는 현지 조선족과의 친분 등을 이용한 개별여행이 늘고 있다. 우르르 몰려가는 단체여행이 아니라 일당 4만원 안팎인 현지 가이드의 안내로 시간당 3천원선인 택시나 자가용을 타고 나름대로의 여행을 한다. 단체여행에선 두만강엘 가더라도 멀리 북녘땅 앞 도문대교 앞에서 사진 달랑 찍고 전망대에서 흰 돌글씨인 `속도전'을 보고 그냥 간다. 그러나 개별여행은 다리 아래 하류 두만강에 내려가 물놀이도 즐길수 있다. 연길~훈춘의 중간쯤에는 일제때 끊어진 다리 새완자교가 있다. 북한쪽으로 계속 걸어가면 강한복판 끊어진 곳이 바로 국경선. 만감이 교차하는 곳이지만, 단체관광버스는 그냥 지나치는 곳이다. 그러나 개별여행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여론이다.
중국 가기전에 조선족 가이드를 사전 예약하는 등 백두산 정보에 정통한 관광객이라도 만에 하나 안전사고가 문제. 연길시의 경우 관광수입을 늘리기 위해 공안당국은 물론 상인들이 치안을 잘 잡아주고 있으나, 일부 도시에선 러시아 마피아도 무서워한다는 흑룡강성 조선족파 등 `조직'이 있다. 단체여행도 백두산 추억여행의 맛을 얼마든지 곱배기로 튀길 수 있다. 놓치기 쉬운 3가지를 더 소개한다. ◆ 개탕과 노루 불고기 - 두만강변 도문시의 개집은 60년대 서울 개천가의 개집을 연상시킨다. 연변 누렁이 한마리 값은 3만원선. 수고비를 곱으로 줘도 5만~6만원이면 단체가 포식을 한다. 1인분은 3천원 안팎. 신선도와 맛이 뛰어나 보신탕 혐오주의자인 기자도 생전 처음 수육 한접시와 껍질이 둥둥 뜬 희멀건 개탕에다 밥한그릇을 말아 다 해치웠다. 5천원이 넘는 산천어매운탕은 사전 주문이 확실해야 한다. 한접시에 3만원을 호가하는 노루불고기는 별미인 대신, 포획 불법이라서 귀하다. ◆ 아파트와 초가집 - 현지가이드에게 살짝 부탁하는 집구경도 재밌다. 20평 임대점유권이 500만~1,000만원으로 해마다 20~30%씩 권리금이 오르는 아파트는 연탄을 때던 70년대 우리나라 시민아파트식으로 석탄을 때고 그위에 대형 가마솥을 걸어놓은 재래식이 주종. 변소와 세면실이 따로다. 한족 조선족의 기와집과 초가집 구경은 도로변 과일행상에게서 1㎏에 800원하는 개구리 참외와 산수박을 사먹으며 잠깐 부탁하면 된다. ◆ 백두산 - 천지까지 운행하는 지프형 관광택시(외국인 1만원)로 그냥 오가지만 말고, 내려가는 도중에 잠시 꽃구경을 약속한다. 운전사가 투덜대면 5천원쯤 쥐어준다. 알프스보다 더 곱게 바람에 눕는 백두산 풀밭과 용암돌 사이 형형색색의 집단 는 키가 난쟁이 같은 대신, 누워서 뒹굴며 만져보고 사진찍는 재미가 아주 쏠쏠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