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NG]추계예대 '개구리 연못' 문학도들 북적
기사입력 1996년 08월 01일 17시 08분
**"빠지면 등단"소문에 작가지망생들 "풍덩" 추계예술대의 `개구리 연못'이 작가지망생들의 등용문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이 연못에 빠지면 반드시 작가가 된다는 소문이 나면서 서울 시내는 물론 수도권 대학에서까지 작가지망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것.
문예창작과 건물 앞에 자리한 이 연못은 둘레가 10m 남짓하고 제일 깊은 곳이 허벅지에 닿을 정도로 아담한 규모.
가운데 개구리 조각상이 놓여 있어 개구리 연못으로 불리고 있다.
금붕어 7~8마리가 살고 있는 이 연못이 작가지망생들의 관심을 끌게 된 사연은 꽤 오래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70년대후반부터 이곳 문예창작과 학생들이 새내기들을 빠뜨리기 위해 장난삼아 시작한 것이 오늘에 이르게 된 것.
장훈군(문예창작학과 4년)은 "신입생때 선배들의 강요에 의해 빠진 적이 있다"며 "물이 워낙 더럽고 지저분한데다 가끔 소변을 보거나 술 먹고 토하는 학생들도 꽤 있어 맨정신으로는 빠지기 힘들다"고 말했다.
농담반 진담반으로 시작된 개구리 연못의 신화는 그러나 타대학으로 확산되면서 점차 공신력을 얻고 있다.
매년 추계예대 대동제나 방학이 되면 타학교 국문학과 대학원생까지 찾아올 정도가 된 것.
지난 5월 대동제때는 타학교 학생들이 앞다퉈 빠지겠다고 소동을 벌여 공중 목욕탕을 방불케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고.
김수민양(동덕여대 국문과 2년)은 "연못에 빠지면 등단한다는 말을 듣고 왔다"며 "꼭 그 말을 믿는 것은 아니지만 작가에의 의지를 굳건히 하고 매진할 수 있는 간접적인 기회가 되는만큼 나쁠 건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박순아 명예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