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 나이트]
기사입력 1996년 08월 01일 15시 57분
A, SEA 8! 점잖은 사람 입에서 그 무슨 흉한 소리가 나오냐구? 오해 마시라. 지구 상엔 많은 바다가 있는데 그 중 A로 시작하는 해, 오스트레일리아해, 해, 해…등 8군데의 바다가 아직은 깨끗한 무공해 해라고 한다.
덥다. 어떤 SEA가 됐건 그 바닷물에 풍덩 빠지고 싶다! 인당수에 빠진 심청의 효성이나 번지점프 비용이 없어서 한강다리에서 맨몸으로 뛰어 드는 사람이나(끈이 없으면 자살로 봐야 한다)적장을 안고 남강에 뛰어든 논개나 모두 우리의 심금을 울린 점프사건들이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자. 목숨을 걸고 물로 뛰어 들어야 했던 그 사람들은 이렇게 더운 여름에 생각하면 순간적으로는 얼마나 시원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는 말이다.
사건이 일어 났던 때의 계절이 정확히 나와있지 않은데 만약 여름이었다면 그 중엔 너무 더워서 일부러 물에 뛰어든 사람도 있지 않았을까 싶다.
인원 수에서 2,999명이다 3,001명이다 등의 논란이 일고 있는 낙화암의 3천궁녀도 그렇다. 적들에게 몸을 더럽히느니 차라리 깨끗한 물에 몸을 던지는 깨끗한 죽음을 택하겠다는 깨끗한 궁녀정신에서 택한 결연한 의지였겠지만 알려지지 않은 다른 에피소드도 많았을 것 같다. 차례를 기다리는 궁녀들이 이런저런 말을 하지 않았을까….
궁녀1:"새로 산 수영복을 깜빡 두고 온 거 있지!"
궁녀2:"얘들아! 어젯밤에 이 몸이 마지막으로 상감을 모셨다는 거 아니냐? 아하암! 피곤해서 한 숨 잘테니 내 차례가 되면 깨워줘 응!"
궁녀3:"내 벗은 몸 보고 다른 궁녀 언니들이 백으로 들어 왔냐고 흉보면 어쩌지…?"
그런가하면 왕이 엄청 못생긴 한 궁녀에게 말한다.
"얘! 넌 그냥 여기 남아라!"
궁녀4:"마마! 소녀를 아끼시는 맘 충분히 헤아리겠사오나 저도 뛰어 내려 죽겠습니다요."
왕은 어이가 없다 "아니다. 그대 얼굴은 지금 그 상태로도 이미 물귀신이나 진배 없어요. 그냥 남아서 다른 언니들 유품 정리나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