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욱 감독] 제2의 전성기
기사입력 1996년 07월 29일 17시 50분
**'인화축구' 활짝 `돌아온 승부사' 울산 현대 감독(45)의 `인화축구'가 활짝피어나고 있다. 고감독은 뒷심부족으로 `단골 우승후보'이던 현대를 전기리그에서 우승시켜 프로축구 최고 지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 사령탑을 맡은 첫해인 지난해 아디다스컵에 이어 다시 올시즌 전기리그까지 거머쥐는 지도력을 발휘, 제2의 전성기를 맞고있다.
고감독에게 이번 전기리그 우승은 지난해 아디다스컵에서 정상을 차지했을때 와는 사뭇 의미가 다르다.
올시즌 전기리그 1위에 감독직을 담보로 내걸 정도로 집착을 보인 끝에 일궈낸 값진 우승이기 때문이다.
중위권 전력으로 평가된 현대가 예상을 뒤엎고 전기리그 우승을 차지한 원동력은 바로 인화를 바탕으로 한 고감독 특유의 용병술.
고감독은 현대가 매번 우승의 문턱에서 주저앉은 것은 끈기 부족과 모래알 같은 팀워크라 판단했다.
동계훈련때 선수들을 군부대 유격훈련과 한라산 정상을 세번이나 정복하게 내몰았다.
혹독하게 다루는 대신 선수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대화의 창구는 항상 열어 두었다.
경기에 지더라도 좀처럼 선수들을 닥달하지 않고 잘못을 스스로 느낄때까지 그냥 두는 끈기를 발휘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선수는 예외없이 단호한 처벌을 내렸다.
수차례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올시즌 아디다스컵 개막경기때 원칙을 벗어난 플레이를 한 GK 에게 무기한 출전정지의 철퇴를 내린 것이 좋은 예.
현대는 전기리그에서 몇번의 고비를 맞았지만 이러한 고감독의 노력에 힘입어 `뒤심부족'이란 꼬리표를 떼어내고 마침내 창단 13년만에 처음으로 정상에 오른 것이다.
1학년때 청소년 대표에 발탁된 뒤 이듬해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한 고감독은 국민은행 시절인 지난 76년 무릎부상으로 현역에서 은퇴했다.
지난 78년 중동고 코치로 지도자의 길로 들어선 뒤 트레이너(83년) 코치(83년) 감독대행(89년) 감독(90년)으로 비교적 순탄한 길을 걸어왔다.
감독 데뷔 첫해에 팀을 정규리그에서 우승시키는 등 꾸준하게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지만 지난 93년 에서 해임되고 말았다.
현재 97승을 기록중인 고감독은 한국프로축구 사상 최초로 개인통산 100승을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그래서 올시즌은 현대나 고감독에게 특별히 의미있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