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기사입력 1996년 07월 28일 17시 06분
젊은 두 극단의 참신한 연극만들기와 풋풋한 사랑에 관한 소묘를 그린 작품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 ‘아이스’- 말과 움직임만으로 구성해 신선감 연우소극장에서 공연중인 극단 작은신화의 `아이스'(이충원 작, 연출)와 연극실험실 혜화동 1번지에서 선보이고 있는 작예모의 `미소가 안개꽃처럼'(신종곤 작, 김운기 연출)이 그것.
`아이스'는 희랍극이 가진 원초적인 움직임과 언어를 통한 새로운 극형식에 대한 도전적인 패기가, `미소가》'은 제의를 통한 상처의 치유를 그려낸 의도가 돋보였다.
특히 `아이스'는 에서 공부하고 있는 신예 이충원이 쓰고 연출한 작품으로 극중 화자인 `나'와 `나'의 분신을 등장시켜 사랑과 삶에 대한 혼돈을 절제된 연극술로 형상화했다.
이혼녀가 심리적인 압박감에 시달리고 삶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며 갈등하는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말과 움직임이라는 연극의 기본적인 요소만으로 극을 구성한 연출의도가 신선했다.
여기에 여배우 홍성경의 연기가 인상적이었으며 에서 온 여배우 마그달레나 차르토리이스카의 절제된 움직임도 눈여겨 볼만했다. 31일까지. 744-7090 ## ‘미소가 안개꽃처럼’- 통기타 노래로 살롱드람 맛 살려 `미소가 안개꽃처럼'은 지난 80년대를 배경으로 당시의 유행가요와 정서를 버무려 30대의 관객들에게 과거로의 여행으로 안내하는 추억극.
가난한 화가인 현우(유태준)와 부잣집 딸인 J(성여진)의 사랑이야기가 중심축. J는 사회적인 관념을 넘어서서 현우를 사랑하나, 현우는 자신의 상처(어머니의 불륜)로 번민한다.
이들의 사랑은 갈등과 방황 속에 휩싸인 끝에 결국 실패로 끝나지만, 신화속의 인물인 망제를 등장시켜 J와 어머니가 하나로 살아오는 제의를 통해 삶을 승화시킨다는 게 극의 흐름.
신예 연출가 김운기는 현우의 어머니에 대한 분노와 더불어 애잔하게 밀려오는 모성에 대한 그리움을 비교적 차분하고 안정감 있게 그려내 주목을 끌었다.
극 중간에 통기타 가수의 노래를 섞어 살롱드라마로서의 맛도 살려낸 게 독특했다. 8월15일까지. 763-6238
< 박용재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