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꼽티 여성들] 배탈조심 → 과민성대장 증후군
기사입력 1996년 07월 28일 16시 31분
## 냉방된곳서 아랫배 노출 장에 탈@@ 병원 복통환자 급증…심하면 부인과 질환 배꼽티를 즐겨 입는 멋쟁이 여성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일부 짓궂은 남성들이 푹 패인 배꼽이나 잘룩한 허리 곡선을 이상한 눈으로 홀깃 홀깃 훔쳐보기 때문만은 아니다.
배꼽티 여성들을 괴롭히는 주범은 뜻밖에도 배탈.
냉방이 잘 된 카페 등에서 남자 친구와 정신없이 수다를 떠는 여성들이 주 대상이다.
`배꼽티 증후군'으로 불리는 이 신종 여름철 질환은 정확한 의학 용어로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다.
특별한 이유없이 배가 싸르르 아프고 변비나 설사가 교대로 찾아와 화장실에 자주 들락거려야 하는 성가시기 이를 데 없는 병이다.
이 신종 질환이 등장한 것은 배꼽티가 크게 유행하기 시작한 2~3년전 부터.
특히 올들어 배꼽티 패션이 붐을 일으키면서 배꼽티 환자들을 양산해 내고 있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배꼽티를 즐겨 입는 여성 가운데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가 많은 것은 아랫배가 외부에 노출돼 차가워지면서 장(腸)의 기능에 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배를 내놓고 자면 배탈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라는 것.
서울 역삼동 나라한의원 장은 "요즘 복통 환자의 약 80% 이상이 배꼽티를 입어 탈이 난 젊은 여성들"이라면서 "하루 2~3명의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신내동 삼명한의원에도 배꼽티 때문에 과민성 대장 증세를 호소하는 젊은 여성들이 하루 평균 3~4명에 이르고 있다.
내과 병원도 사정은 마찬가지.
서울 성수동 성동병원 내과 강경재과장은 "요즘 배탈 설사 환자 가운데 약 10~20%가 바로 배꼽티를 즐겨 입는 여성들"이라면서 "냉방이 너무 잘 돼 외부와 실내의 기온 차가 10도 이상 나는 카페나 커피숍 등에서 오래 동안 있으면 과민성 대장 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다"고 조언했다. 대학생 김유진양(21)은 "배가 아픈 이유가 배꼽티 때문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배꼽티를 벗어던졌다"며 "아무리 멋을 내는 것도 좋지만 건강이 우선 아니냐"고 말했다.
배꼽티 증후군은 심할 경우 부인과 질환을 부르기로 한다. 서울 역삼동 동서한의원 서보경원장은 "배꼽티를 입어 아랫배를 차갑게 할 때 생리불순이나 생리통 등 부인과 질환을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강병원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