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수첩]
기사입력 1996년 07월 24일 15시 27분
**금 못딴 선수에 더큰 격려를 …
스타플레이어에 대한 미국사람들의 대접은 각별하다.
`한번 스타면 영원한 스타'라는 생각이 굳어져 있다.
최종 성화 주자를 70년대의 복싱 스타인 무하마드 알리로 정한 것도 미국인들의 스타플레이어에 대한 관념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
스타에 대해서는 항상 환호를 보내고 침체에 늪에서 허덕일 때는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이 때문인지 미국의 스타급 선수들은 다른 나라 선수들에 비해 선수생명이 길고 은퇴후에도 자기가 가지고 있던 기량을 더욱 발전시켜 후배들에게 넘겨주기 위해 평생을 바치는 경우가 많다.
지난 23일(한국시간) 역도 59㎏급에 출전했던 `작은 거인' 전병관(27)은 자신의 주특기인 용상에서 1차 시기부터 바벨을 놓치며 어이없는 실책을 연발하다 결국 실격패로 허무하게 물러나고 말았다.
경기장을 빠져나가는 전병관의 모습은 섭씨 40도를 육박하는 애틀랜타의 작열하는 태양 아래서도 왠지 쓸쓸해 보였다.
바르셀로나서 금메달을 목에 걸자 떼를 지어 모여들었던 취재진들도 몇명만이 주위를 서성거릴 뿐이었다.
25일 여자유도 61㎏급 경기가 벌어진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금메달 후보로 꼽히던 정성숙(24)이 선수에게 패해 4강서 무너지자 경기장에 있던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혀를 끌끌 차며 퇴장하기에 바빴다.
13년간 바벨과 씨름하며 한국 역도 발전을 위해 땀을 쏟아온 전병관이나 앞으로 몇년간은 한국 여자유도의 대들보로 활약할 수 있는 기대주 정성숙이다.
`금메달'을 따지 못한 이들에게 왜 우리는 따뜻한 위로와 더 큰 격려를 보내지 못하는 것일까.
대회운영이나 시설 등 모든 면에서 은 88년 서울올림픽 보다 훨씬 뒤진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대표선수들을 대하는 미국 국민들의 태도 만큼은 우리가 반드시 배워야 할 교훈으로 느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