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골프교실]
기사입력 1996년 07월 22일 15시 18분
** 지나가지 않으면 들어가지 않는다.
'공보관 퍼트'란 말이 있다.
해외에 주재하는 공보관들이 현지 관료들과 라운딩을 하면서 상대방의 기분을 맞춰주기 위해 일부러 퍼팅을 짧게해 `기미(gimme)'를 유도하는 `접대용 퍼트'가 바로 그것이다.
매홀 한두개의 퍼팅으로 "땡그랑-"거리면 상대방이 싫어할게 뻔하고 그렇다고 너무 엉뚱하게 치자니 자존심을 건드릴 우려도 있어 어중간하게 공을 홀앞에 갖다놓는 고차원적(?)인 외교술이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네 주말골퍼들 가운데서도 `공보관'의 후예를 자청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18홀 가운데 절반 이상을 상대방의 "OK-"로 홀아웃하는 이들이 바로 그렇다.
왜 그럴까? 답은 간단하다. 자신이 없어서이다.
홀인을 노리기 위해 용감하게 쳤다가 오버를 하여 `3퍼트'로 이어지면 어떻게 하나싶어 지레 짧게 치는 것이다.
엄밀히 따져 미스퍼팅에는 4종류가 있다.
거리가 길거나 짧거나, 방향이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틀어지는 경우가 그것이다.
이제부터라도 퍼트를 과감하게 해라. 그러면 4개의 항목중 짧은 거리는 자동적으로 제외되니 그만큼 성공확률이 높아질 것이다.
`공보관 퍼트'는 정신건강에도 도움이 되지않는다.
`기미'가 버릇이 되다보면 자력적인 홀아웃은 커녕 상대방 눈치만 보게돼 몰골이 추해진다.
홀컵을 지나간 퍼팅과 못미친 퍼팅은 하늘과 땅 차이다. 후자는 그냥 1타를 까먹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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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실부국장대우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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