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사자 집안은 고참들 천국?
기사입력 1996년 07월 19일 15시 43분
**"이젠 팀우승 밑거름" 선산을 지키는 세그루의 노송(老松). 삼성 (38) 류중일(33) 김성현(33)의 원숙함이 날이 갈수록 맛을 더한다.
한때 꼴찌추락의 위기에 빠졌던 팀을 3연승의 꽃길로 안내하며 고참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빛나는 활약을 펼치는 것은 아니다.
전성기때만큼 화려하지는 않지만 착실한 플레이로 관중들의 박수를 받는다.
평소 칭찬에 인색한 감독이 "고참의 전형을 보여주는 모범생들이다. 분위기를 이끌고 경기를 풀어가는 면에서 믿음을 준다"며 안하던 말을 할 정도.
이들이 경기에 나서는 모습은 전쟁터에 나가는 군인같다.
는 벤치에 앉지도 않고 쉴새없이 후배들을 독려하고 방망이를 휘두르며 무력시위를 하는 등 가장 바삐 움직인다.
김성현과 은 타석에 들어설때 백감독이 "너무 무섭게 다루지 말아라"고 당부할만큼 눈에 불을 켠다.
18일 대구 전에서도 그들은 믿음직스러웠다.
1-0으로 앞선 2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가 안타를 친뒤 눈썹이 빠지도록 뛰어 도루까지 성공.
김성현은 희생번트로 를 3루까지 보내 득점의 징검다리를 놓았다.
은 2-2 동점이던 5회말 무사 1,2루에서 절묘한 번트로 상대실책까지 얻어내며 3번째 득점의 기폭제가 됐다.
모두 타점은 없었지만 6대2 승리의 숨은 공로자들.
"야구를 그만두기 전까지 팀우승을 한 번 봐야죠. 그래야 야구했다고 말할수 있잖아요."
나이먹은 숨은 일꾼들의 마지막 소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