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국] 호랑이 9번 '내가 진짜 1번'
기사입력 1996년 07월 18일 15시 22분
**찬스살려 타점 상납…팀연승 앞장 `1번 같은 9번'.
해태 9번 (23)이 팀의 상승세에 `밑거름'이 되고 있다.
1번 이나 4번 같은 화려함은 없지만 하위타선에서 찬스를 만들어 상위타선에 타점 기회를 `상납'하는 것.
1회초에만 이 1번이지 그 다음부터는 이 진짜 1번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도 바로 이때문이다.
의 활약은 경기를 풀어나가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된다.
뒤에는 4번보다 더 무서운 1번 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를 누르고 팀내 최다홈런(14개) 최다타점(41개)을 달리고 있는 은 룸메이트이자 광주일고 3년 후배인 을 앞에 놓고 타점사냥에 한창이다.
물론 이 베이스에 없으면 1번 역할을 하면 그만이고.
의 1번 재능은 빠른 발에도 있다.
17일 부산 롯데전은 의 빠른 발이 다른 팀 1번 못지 않음을 보여준 전람회.
3회초 1사후 중전안타와 도루로 2루를 점령한 은 2번 동봉철의 우월 2루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의 주인공이 됐다.
또 2-0으로 앞선 5회에는 우전안타와 도루, 폭투로 3루에 갔다가 의 3루 땅볼 때 쐐기득점을 올려 6대1 승리의 선봉장이 됐다.
얼마전까지 몸값(2억5천만원)을 못하는 신인명단에 끼었던 은 최근 6경기에서 4할2푼1리(19타수 8안타)를 휘두르며 명예회복에 나섰다.
또 6득점, 3타점으로 `보조 1번'의 역할도 만점이다.
7홈런-14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은 "저는 `10-10클럽'이라도 들어야죠"라며 여전히 동기생이자 라이벌이었던 현대 에 대한 미련을 보였다.
은 여전히 섶에 누어 쓸개를 씹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