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 나이트] 육사 교정에 눈이 내리면…
기사입력 1996년 07월 12일 14시 45분
7월이면 이 시가 생각난다.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열리는 계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 시가 아닌 시를 쓰신 이육사님 얘기다.
육사 선생은 육사를 졸업하시고 훌륭한 군인이나 대통령이 되지 않고 (박, 전, 노씨등처럼)서정시인이 되신 점이 참으로 놀랍다. 뭐? 무식한 소리 하지 말라구? 아니, 육사 선생의 시도 이해하는 내가 왜 무식하냐! 그 육사와 그 육사는 서로 완전히 다른 육사라구? 에이, 헷갈려! 아니면 말구!
진짜 육군사관학교 얘기다.
이 학교가 크게 달라질거라 한다.
교칙에 함부로(?)대통령이 돼선 안되는 조항을 넣거나 술담배를 하게 하고 여자랑도 응응… 을 허락한다는 것이 아니고 미국의 웨스트포인트처럼 관광상품으로 개발된다는 것이다. 육사 캠퍼스를 일반인에게 관람시키고 생도들의 생활상도 공개할거라는데 아침 열시에 일어나서 반찬투정이나 하는 흐물흐물한 녀석들을 데려다가 한 사나흘쯤 `체험 삶의 현장'을 시켜서 빳빳한 새사람으로 만드는 프로그램은 어떨까 싶다. 이 기회에 육사에 대해 몇가지를 알려드릴터이니 살아 가는데(육사생의 애인이 된다거나)필요하다면 참고하시기 바란다. 육사를 졸업하는 날 소를 타게 되고(소위), 육사를 가려면 태릉가는 버스를 타고…. 뭐 그런 건 다 아신다구? 육사교정에 눈이 내린다. 생도들의 소감은 다르다.
4학년 생도:와아!(낭만)눈 온다.
3학년 생도:야!(기쁨)눈 온다.
2학년 생도:아!(덤덤)눈 온다.
1학년 생도:으악!(절망)눈 온다. -그 넓은 교정의 눈을 1학년이 다 치워야 한다.
육사생도들의 여자친구가 갖춰야할 품성.
1학년 파트너:직각보행과 뜀걸음을 할 줄 알아야 한다.
2학년 파트너:`예'와 `알겠습니다'만 말할 줄 아는 여자.
3학년 파트너:후배생도의 복장을 지적할 수 있는 눈매가 있는 여자.
4학년 파트너:회식이 많다. 빵집이나 식당집 딸같은 여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