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1] '홈런공장장' 이강철의 눈물
기사입력 1996년 07월 03일 16시 14분
**광주일고 후배 에 역전포...패전 굴레 홈런공장장의 천국과 지옥. 89년 입단해 프로 처음으로 7년 연속 두자리 승수를 쌓아가고 있는 해태 의 가장 큰 고민은 홈런을 많이 얻어맞는 것. 언더핸드라는 특징 때문에 홈런을 내주는 것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홈런공장장'으로 공인된 현실은 가슴 아프기만 하다. 작년까지 피홈런 129개로 (137개)에 이어 2위에 오른 은 1일까지 6개를 맞아 여전히 `공장'을 활발하게 돌린 셈. 그러나 3일 광주 현대전은 지난 7년 동안 135개의 홈런을 맞는 가운데 가장 가슴 아픈 경기였다. 1-0으로 앞선 경기에서 에게 동점홈런, 에게 역전홈런을 각각 맞아 1대2로 패전투수가 됐기 때문이다. 는 현대 간판타자이면서도 90년 입단이래 에게 홈런을 하나도 치지 못한 `신규' 손님이었지만 올들어 3개나 빼앗은 새로운 `단골'. 그것도 승부와 무관한 게 아니라 결승, 역전, 동점 등 영양가 있는 것이었다.
작년까지 "에게 홈런 맞는 날이 은퇴하는 날"이라고 이죽댔던 로서는 정말 마운드 밑으로 숨어버리고 싶었다. 그러나 더욱 뼈아픈 것은 광주일고 후배인 에게 맞은 역전홈런.
은 지난달 18일 인천 현대전을 앞두고 "재홍이 잡는 법이 있다"며 큰소리를 뻥뻥친 뒤 실제로 4연타석 탈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해태 감독도 이 을 비롯한 현대에 강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투수 로테이션을 어기며 2일 광주 현대전을 위해 비축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과는 KO.
은 `눈 나쁜 여우의 사자사냥 이야기'의 주인공이 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