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운동선수의 인대
기사입력 1996년 07월 02일 16시 43분
흔히 운동선수들은 뼈는 괜찮은데 관절이 아프면 먼저 `인대가 늘어났나?'라고 생각한다.
또 의사도 X레이등의 검사에 뚜렷한 이상이 발견되지 않으면 "인대가 늘어나서 아프다"라는 알아듣기 쉬운 설명을 해주곤 한다.
하지만 인대가 늘어났다는 진단을 내릴 때에는 좀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어린 학생들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얼마전 고교 2학년이라는 야구 선수가 어깨가 아프다고 찾아왔다.
그동안 병원에서 진단을 받고 치료도 받았는데 점점 더 아프다는 것이다.
포지션이 포수인데 이제는 아파서 공을 던질 수조차 없다는 하소연이었다.
정밀 검사에 들어갔다. 검사 결과 인대의 문제가 아니었다. 어깨뼈 바로 밑에서 상박골의 성장판이 분리되어 있었다.
쉽게 말해 일종의 골절이었던 셈이다. 성장판이 분리 되면서 주변 인대를 무고 있어서 염증도 함께 있었다.
이때 아픈 부위만 X레이로 찍으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없다.
반드시 반대쪽이나 위, 아래 사진도 함께 찍어서 서로 비교해야만 문제점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단은 운동을 잠시 중단 할 수 밖에 없었다. 석고 붕대는 안했지만 하체 체력훈련 외에는 운동을 쉬도록 했다.
소염제를 투여하고 물리 치료를 하면서 인대에 생긴 염증도 치료했다. 한달반 후 팀훈련에 합류할 수 있었다.
그래서 운동선수에게 인대가 늘어났다는 설명은 무척 조심스럽다.
전영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