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유치 비화] (20) 공개될 수 없는 사연들
기사입력 1996년 06월 26일 14시 58분
## 정부지원 100쪽 분량 'X파일' 존재 축구경기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은 스트라이커다. 축구의 정수는 골이며 관중은 골을 넣은 선수에게 열광한다. 그러나 수비수와 게임메이커 없는 스트라이커가 있을 수 없으며 감독 없는 스타 역시 만들어질 수 없다. 2002년 월드컵 유치전에서 스트라이커는 축구협회장이다. 어려운 팀의 주장을 맡아 짜릿한 역전승을 일궈낸 스타다. 하지만 스타의 활약이 너무 두드러지다보니 동료들의 어시스트와 감독의 작전은 뒷전에 묻혀버렸다. 그중에서도 감독이라고 할만한 정부의 역할은 더 그랬다. 정부가 하는 일은 그 속성상 겉으로 드러나기 어렵다. 따라서 언론에 공개된 유치비화는 그야말로 `빙산의 일각'이다. ## 대통령-총리등 '보이지 않는 손' 역할 대통령의 집행위원 면담일지나 집행위원 개인에 대한 다양한 접촉루트를 어떻게 다 공개할 것인가. 연극에서 배우는 보이지만 무대장치는 눈에 띄지 않는다.
배우를 위해 무대를 설치하는 일, 그것이 바로 정부의 역할이었다.
이를테면 유치위원회의 구성과 이를 가동하기 위한 예산의 편성, 인력의 배치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다 정부는 유치위원회와는 또다른 루트로 뛰었다. 유치위원회에 한창 불협화음이 일고 있을때 정부가 총리주재의 대책회의를 연일 개최하면서 막후 조정작업을 한 사실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지난 4월10일 방한한 이스라엘 체육부차관이 유태인 출신 집행위원들의 설득에 나서도록 한 것도 한 예다. 한 고위간부의 비(秘)파일에는 대학노트 100페이지 분량의 사연들이 깨알같이 적혀 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나중에라도 공개될 수 있는 것이 과연 얼마나 될까.
더구나 일본과의 공동개최가 이뤄지기까지 수많은 난관들을 앞에 두고서. 그런 의미에서 한-일간의 유치경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김동국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