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패션-시력보호 안경붐
기사입력 1996년 06월 25일 16시 15분
## 일부감독 감정변화 숨기기위해 착용도 "야구공이 잘 보여요." 안경은 현대인의 필수품. 시력 2.0인 사람도 1~2개쯤은 가지고 있다.
선수도 예외는 아니다.
`오클리선글라스'가 없는 선수는 `촌스럽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선수들에게 안경은 패션일뿐 아니라 경기력향상의 수단이다.
2천럭스가 넘는 야간경기 불빛 탓에 눈이 나빠진 선수가 많기 때문이다.
반면 감독들은 마음을 읽히지 않으려고 `전술용'으로 쓰기도 한다.
데뷔이후 2년연속 3할타율을 기록한 은 얼마전 40만원짜리 고글을 주문제작해 쓰고 타석에 선다.
계속되는 타격부진에 시력검사를 한 결과 오른쪽 1.0, 왼쪽 0.7로 나타났던 것.
"타석에 서면 야구공이 털실처럼 보이던 이유를 이제 알았어요."
제작기간만 3주가 걸린 그의 안경은 서리 방지및 자외선차단등 특수 코팅처리가 됐고, 타구에 맞으면 일시에 분쇄돼 눈을 보호하도록 설계됐다.
롯데 김민호도 얼마전 폼나는 금테 안경에 선글라스를 끼웠다.
그러나 타격부진으로 2군행, 선글라스도 함께 논다.
안경을 안써 2군으로 쫓겨난 선수도 있다.
OB 내야수 황일권으로 수비도중 콘택트렌즈를 낀 눈에 안약을 넣다가 눈 나쁜 감독에게 발각돼 정신자세를 질타받았다.
김감독도 안경을 벗으면 냉장고 손잡이가 안보일 정도다.
감독은 깜깜한 밤과 흐린날에도 선글래스를 낀다.
명목상 시력보호용이지만 `감정의 변화'를 숨기려는 의도다.
주니치 이 최근 호시노감독의 권유로 등판시 `은폐용 선글라스'를 쓰도록 권유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수들이 쓰니까 프런트로 뒤지지 않는다.
해병대 시절 헌병장교를 지낸 현대 정재호홍보차장은 20년전에 썼던 `제5공화국형' 잠자리 선글라스를 야구장에 쓰고 나와 "나 어때요. 흠흠"하며 묻고 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