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김인식 감독
기사입력 1996년 06월 20일 16시 17분
**비오는 날 번트작전 꿍꿍이 "비온다, 빨래 걷어라." 한여름 오후 순식간에 먹장구름이 낮게 드리우면 사람들은 갑자기 바빠지기 시작한다. 비가 쏟아지기 전에 일을 갈무리 해놓지 않았다간 자칫 낭패를 보기 십상이다.
에서도 마찬가지.
언제 비로 게임이 중단될지 모르는 장마철에는 속전속결로 리드를 먼저 잡아놓는게 승부의 관건. 지난 19일부터 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됐단다.
그러자 눈에 띄게 달라진 사람이 있다.
OB 감독.
평소 번트 안대기로 유명한 김감독이 요즘은 번트와 무척 친해졌다.
지난 19일 잠실 롯데전이 시작되기 약 30분 전 잠실구장 하늘은 잔뜩 찌푸린채 스프레이 같은 실비를 뿌리고 있었다. 또 금방 운동장에 도착한 사람들은 "양재동에 폭우가 쏟아지던데", "반포에도 비가 많이 와요"하며 이웃 강남 지역의 비소식을 전해왔다. 누가 봐도 게임 도중에 비가 와 중단되기 딱 알맞은 상황이었다.
그러자 김감독은 예의 `초전박살' 작전으로 번트를 택했다.
0-1로 뒤진 2회말 무사 1,2루서 8번 에게 보내기번트를 시킨 뒤 9번 전형도의 좌익선상 2루타로 간단히 2-1 역전에 성공. 3-1로 앞선 4회 무사 2루서는 또다시 의 번트로 주자를 3루에 갖다 놓은 뒤 9번 전형도의 스퀴즈번트로 4-1. OB 정희윤차장은 "우리 감독님 부임하고 2연속 희생번트는 오늘 처음 봐요"하며 신기해했다. 최근 3게임에서 희생번트가 무려 7개.
"바쁠 때는 빨리 뛰어야지, 무슨 소리야."
감독과 희생번트의 `시한부 밀월관계'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