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리뷰] 극단 오늘‘사랑에 관한 5개의 소묘’
기사입력 1996년 06월 15일 15시 48분
##리얼리즘-모더니즘 조화 인상적 극단 오늘이 대학로 오늘소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사랑에 관한 5개의적 묘'(위성신 작, 연출)는 잔잔한 감동의 무대다. 이 무대는 서울 변두리 여관방을 주 무대로 현대인의 일상 속에 있음직한 다섯개 유형의 사랑에 관한 에피소드들을 모은 옴니버스형식의 연극이다. 노처녀의 외사랑, 신세대 남녀의 사랑 싸움, 맹인남자와 정상적 여자의 힘겨운 사랑, 제대를 앞둔 군인과 동네 술집여자의 사랑,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사랑이 그것. 이들의 사랑은 대개 실패로 끝나는데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것은 사랑에 대한 쓸쓸함과 애잔함이다. 노처녀의 외사랑과 젊은 남녀 그리고 군인과 창녀의 사랑은 소비적이고 감각적인 사랑이다. 반면 맹인 남자와 정상적인 여자의 사랑은 헌신적이며 또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은 인생의 뒤안길에서 있을 수 있는 사랑의 외로운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이 다섯개의 에피소드들은 각 장면들이 개성적이고 극적인 재미도 있고 전개에 무리가 없어 산뜻한 관극체험을 안겨준다. 연기자들도 비교적 고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나 일부 연기자의 너무 과장된 연기가 극의 재미를 반감시키고 있다. 다섯개의 각 장면을 전체적으로 통괄하는 갈등구조가 없어 작품 전체를 감싸안는 주제의 깊이가 형상화되지 않은 아쉬움을 남겨준다. 또 무대미술이 마치 텔레비전 드라마의 장면을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 리얼리즘 연극과 모더니즘의 연극을 한데 모아 그 조화의 가능성을 모색한 점은 인상적이다. 이주은 오주석 김재환 최재평 전영 등 출연. 30일까지. 화~목 오후 7시30분, 금~일 오후 4시30분, 7시30분. 763-85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