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번호 00] 김경기-이병훈의 인연
기사입력 1996년 06월 14일 15시 29분
○… "나는 키가 크니까 잘어울리지. 너는 옆으로 퍼져서 영 스타일이 안난다."
현대 (28)는 얼마전 삼성 이병훈(29)을 만나자 이런 말을 건넸다.
둘이 똑같이 등에 달고 있는 번호 `00'을 두고 한 말.
이병훈도 그때서야 등번호가 같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머리를 쳤다.
"아니 학교때 인연만으로도 지겨운데 이것까지 똑 같냐."
이병훈과 는 고대 86학번 동기.
재학시절 한몸처럼 어울렸다.
아직도 생각나는 일화.
대학 2년때 가 여자친구를 만나러 가는 길에 이병훈을 데리고 갔다.
아무래도 개그맨 뺨치는 이병훈의 넉살이 여자친구와의 관계진전에 큰 도움이 될 것같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 그 친구가 지금의 아내가 돼 있다.
이병훈은 이 일을 기억하며 "다 내 덕분아니냐"며 아직도 목에 힘을 준다.
그런 사이가 이제 등번호까지 같으니 보통 인연인가.
번호에 얽힌 사연도 똑같다.
는 태평양시절 중심포로서 제 몫을 다하지 못해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에서 번호를 바꿨다.
이병훈은 "두번 쫓겼났으니 이제 다시는 쫓겨나지 마라"는 뜻이라고 해석을 하지만 역시 마음을 비우고 새롭게 출발하라고 감독이 준 번호.
그래서인지 와 이병훈은 각각 팀에서 등번호 사연에 걸맞은 활약을 하고 있다.
등번호의 인연을 재확인한 두 친구.
이제 서로 에서 똑같은 번호를 달고 함께 뛰자고 다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