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스타] 서울대공원 표범부부
기사입력 1996년 06월 12일 16시 48분
최근 서울대공원의 4세 동갑나기 표범 암수가 합방에 성공했다.
표범의 합방은 어렵기로 정평이 나있다. 특히 수컷이 성깔 사납기로 타의 추종을 불허, 암컷이 조금이라도 앙탈을 부리면 단숨에 달려들어 목을 물어 죽이곤 한다.
동물원측은 쇠꼬창이와 소방호스를 대기하고, 방사장 창살위에서 뜨거운 물을 뿌릴 준비를 하는등 살벌한 분위기속에 `결혼식'을 올렸는데 다행히 수컷이 암전하게 행동, 합방에 성공했다. 성공률이 낮은 표범의 짝짓기가 의외로 쉽게 이뤄진 것은 이들이 오랫동안 창살을 사이에 두고 안면을 익힌 탓도 있지만 수컷이 셋방살이 신세여서 기가 죽었기 때문이라는 설이 더 유력하다.
원래 신방인 방사장은 암컷이 새끼때부터 살고 있던 곳인 반면 수컷은 우리속에 살다가 신부 집으로 `장가'간 셈.
이들은 합방 이후 방사장 좌우끝 동굴에 서로 자리를 잡고 있는데 아침, 저녁으로 암컷이 수컷에게 접근하는등 분위기를 리드하고 있다.
이를 지켜본 사육사들은 "앞으로 맹수들을 합사시킬때는 수컷을 더부살이 신세로 전락시켜 기를 죽여놓을 필요가 있다"고 한마디씩.
그러나 이들 표범부부는 올해 2세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수컷이 암컷을 무서워해 피하는 바람에 교미철을 넘겼기 때문. 때문에 본격적인 허니문은 내년 봄에나 이뤄질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