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 나이트] '팬티좀 갈아 입었으면'
기사입력 1996년 06월 12일 16시 33분
사람이 짐승과 구별되는 것은 옷을 입기 때문이란다.
또, 1년내내 옷 한벌이면 그만인 오지의 미개인들과 구미선진국이나 2002년에 월드컵을 치르는 한국의 문화인이 다른 것은 옷을 자주 갈아 입느냐 아니냐는 거란다.
옷이 뭘까?
무인도에 표류한 한명의 여자가 우울증에 걸리는 건 갈아 입을 옷이 없기 때문이라는 게 정신과 의사들의 주장이다.
아무도 봐 주는 이 없는데...
최전방에 배치되는 옷인 팬티도 그렇다.
안보상(?)의 이유로 자주 점검을 하고 갈아 입는 걸로 아는 데 이 옷 역시 자주 갈아 입지 않으면 위생상 정신상 찜찜해지기 때문이다.
팬티의 특이한 디자인과 색상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자주 바꿔 입고 남에게 보이기 위한 옷이라는 생각이다.
참전 장교인 그 분은 군에 있을 때 인기가 대단했단다.
베트남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초의 한 여름.
정글 속에서 한국군 1개 중대가 고립돼 여러날을 지내고 있었다.
여러가지 보급을 받지 못한 걸 더 고역으로 여기는 것 같았다.
마실 물마저 넉넉하지 않아서 빨래는 아예 포기를 했고... 마침내 병사들은 엄마나 애인얼굴보기 보다 팬티를 갈아 입는 것이 제1의 소원이 됐다.
중대장인 그분이 어느날 기가 막힌 희소식을 전하는 거였다.
"중대원 여러분! 드디어 우리도 빤스, 아니 팬티를 갈아 입게 됐다!!" 순간 전 중대원들은 월남전이 끝난 것 만큼이나 기뻐서 환호를 했다.
선임하사가 대표로 물었다.
"어떻게 말입니까?"
중대장인 그분은 만면에 웃음을 짓고 말했다.
"보급품이 온 것은 아니나 방법이 있다. 김상병은 안병장과 팬티를 갈아 입고 최일병은 이상병과 바꿔 입고 권이병은 노이병과, 선임하사는 나랑 갈아 입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