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 나이트] 가명댄 외박남편 꼬리잡힌 이유
기사입력 1996년 06월 11일 16시 23분
난 첨에 나 같은 이들이 야간업소 일도
한다고 그러길래 연예활동 수입으로는 땟거리가 부족해 나이트클럽이나 카바레같은
곳에서 웨이터를 하는 줄 알았거든.
그런데 그 게 아니라며?
나이트클럽 웨이터 중 `'나 `'는 배우나
가수가 되고팠던 사람들일까, 아님 엄마 아빠 오셔서 봐도 모르게 가명을 사용하는
걸까….
"고 김건몬가 하는 녀석 1류회사에 다니는 우리 아들 영철이를 닮았네 그랴.
이름부터 다르니 아니긴 하지만…."이렇게 말이다.
어쨌건 요즘엔 웨이터의 가명이 `'
`' 심지어는 `배조(바조)'로 바뀌고 있다는 데, 두말할 것
없이 월드컵 열풍 때문이지 뭐!
연예인, 작가, 왜이래(웨이터의 본토 발음), 밤의 꽃 등 특수 업태 종사자들만
예명(가명)을 쓸 것이 아니라 일반인 중에서도 이름을 바꾸는 것이 나을 것같은
사람들이 있다.
본인은 지극히 남성스러운 몸인데 이름은 여성스러운 `김재화'인 바 약간
문제가 있고, 신문사에 근무하는 모씨는 다른 사람들에게까지 심한 불편함을 주고
있다.
내 선배 K씨가 겪은 그 비극.
K씨의 취미는 외박을 하는 일인데 특기로는 외박의 이유를 완벽하게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내가 간밤에 집이 아닌 곳에서 잤던 까닭은 한약 조제권 분쟁…운운….'이러기만
하면 부인은 의심은 커녕 감격까지 해대니 과연 비상한 두뇌의 소유자라 할만하다.
그런데 얼마전에 갑자기 `외박구실제작'의 순발력이 둔화됐는지 전철에서 읽은 한
석간지의 기자 이름을 느닷없이 대 버린 거였단다.
"최근욱기자, 이 친구가 고등학교 3년 후배야, 어제 실린 기삿거리를 내가 가르쳐
줬다고 우리집이 어딘지 생각나지도 않게 술을 먹이는 거야. 결국 이 친구
최근욱기자랑 여관엘 가서 잤는 데 잠버릇이 어떻게 고약한지 내가 잠을 제대로
못잤어. 아항! 이불 좀 펴. 암튼 내 제보가 우리 국민 수백만에게 읽혔으니
그것도 보람있는 일 아니겠어?!"
그러나 K씨의 외박행위는 마침내 꼬리가 드러나고 말았다.
아무래도 미심쩍어 부인이 신문사로 전화를 걸어 봤더니 분명히 남자 이름여야
할 `최근욱'이 새파란 아가씨기자라는 거였다.
K씨의 눈탱이는 오리알로도 쉽게 지지 않는 멍이 들어 버렸다.
최근욱양은 `최미자'나 `최은영'등의 성별에 맞는 가명이라도 쓰길 바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