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검무정] <제18화>애욕의 소용돌이①
기사입력 1996년 06월 10일 15시 39분
깊은 밤은 낙양표국에도 가득했다. 이 날 밤도 추월야접은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고 청죽생을 맞이 하고 있었다.
"오늘 밤에도 내 수혈(睡穴)을 짚을텐가요?"
청죽생은 당황한 얼굴이었다.
지난 수 일간 그녀는 반복해서 옷을 벗었고 청죽생은 그때마다 그녀의 수혈을 제압하여 잠을 재웠었다.
추월야접은 더 이상 양보할 기색이 아니었다.
"오늘 만큼은 참지 않겠어요."
"어쩔 셈이오?"
그녀는 자신의 풍만한 가슴을 슬쩍 어루만지며 말했다.
"표국이 발칵 뒤집히게 되는거죠."
청죽생은 표정이 굳어졌다.
"그들은 매우 위험하오. 계속 이곳에서 머물다간 끝내 발각되고 말거요. 제발 떠나시오."
"추월야접은 원하는걸 손에 넣지 않으면 절대 떠나지 않아요."
청죽생은 탄식을 토하며 묻는다.
"그렇게 날 원하오?"
그녀의 대답은 기다릴 여유가 없다.
"물론이에요."
청죽생은 매우 곤란한 얼굴이었다. 심기(心機)가 절묘한 그에게도 해결되지 않는 문제는 있게 마련인 모양이다. 마지못해 입을 여는 청죽생.
"좋소."
추월야접이 걸치고 있던 면사가 펄럭였다.
"지금 날 받아 주신다고 했던가요?"
"아니오."
긍정을 하지 않는 청죽생. 추월야접은 당장 일격을 휘날릴 기세다.
"당신이...끝내 날 우롱하겠다는 거군요?"
"아니오."
추월야접은 울화가 치밀어 오른 듯 번개 처럼 청죽생의 요혈을 노리고 쇄도해 들었다. 벌거벗은 몸으로 면사를 휘날리며 달려드는 모습은 가관이었다.
청죽생은 재빨리 방위를 밟으며 추월야접의 혈도를 찍어갔다.
"어림없지."
추월야접은 냉랭한 목청을 토하며 쌍수를 휘둘렀다. 그녀는 청죽생을 제압한다는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
추월야접이 움직일 때 마다 그녀의 나신(裸身)이 현란하게 요동치고 있었다. 청죽생은 마음이 다급했다. 만일 그녀의 존재가 발각 된다면 참으로 큰 일이 아닌가.
추월야접의 공세를 피하면서도 그의 신경은 문밖의 동태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었다. 추월야접은 또 그런 기회를 절대 흘려 보내지 않는다.
"섬전추월공(閃電秋月功)!"
가공할 빠름으로 인해서 청죽생은 제압당하고 만다. 놀랄 사이도 없이 추월야접의 손이 청죽생의 허리춤 아래로 파고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