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극단 신화‘옥수동...’
기사입력 1996년 06월 01일 14시 54분
##리얼리즘+코미디 극 재미 더해 극단 신화가 대학로 인간소극장에서 공연하고 있는 `옥수동에 서면 압구정동이 보인다'는 도시 하층민의 이야기를 실감나게 다뤘다. 리얼리즘 극의 사실성과 코미디 극의 코믹함을 결합시켰기 때문. 김태수의 희곡을 김영수가 무대형상화했다.
극의 배경은 옥수동 꼭대기의 허름한 집. 이곳에 둥지를 틀고 사는 중년의 열쇠전문가 김만수, 오토바이 폭주족으로 건달인 박문호, 밤무대 가수 조미령이 등장인물.
김만수는 한때 노름판의 고수였으나 그 도박으로 인해 자식을 잃었고, 박문호는 여동생이 성폭행을 당해 원에 입원해 있는 상처를 입고 있다.
조미령 역시 의붓아버지로부터의 성적 희롱을 참다 못해 가정을 뛰쳐나와 서울 변두리의 밤 무대에서 가수로 활동하며 근근히 인생을 살아가는 여자다.
이 연극은 이들 세명의 인물들이 각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안고 있지만 그래도 세상에 대한 희망을 버리지 않고 살아감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물론 이들을 묶어주고 있는 것은 사랑.
그중 문호와 미령의 사랑은 결국 가족과 세상으로부터 상처를 입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인간애를 피워주는 끈으로 작용함과 동시, 가족의 소중함을 일깨워준다.
연출가 김영수는 자칫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가벼운 터치의 코믹을 섞어 극을 탄력있게 꾸며냈다. 세명의 배우들이 펼쳐보이는 연기가 특히 인상적이다.
중견 최종원은 그 특유의 넉살스럽고 텁텁한 이미지로 극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관객들을 극속으로 빨아들였다. 여기에 신예 황재연과 전현아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30일까지. 923-2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