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 美그룹 저항담은 노래 인기
기사입력 1996년 05월 31일 17시 07분
## 인종갈등-빈부격차-매스컴의 이중성...
지금은 세계적인 록 귀족 그룹들에 의해 퇴색했지만 로큰롤도
본래는 철강노동자들의 애환을 담은 저항음악에 뿌리를 두고 있다.
로큰롤과 랩의 접목을 통해 인종간의 갈등, 빈부격차, 매스미디어에 의한
갈등의 은폐를 노래하며 ‘저항’의 의미를 되살리는 음반이 발표돼
화제다.
미국의 4인조 그룹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두번째 일범
‘이블 엠파이어’는 발매 첫주 빌보드 앨범차트 1위로 데뷔한
뒤 현재도 9위의 초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의 멤버 속지에는 주먹을 불끈 쥔 미국의 흑인혁명가 말콤엑스,
혁명의 주역인 체 게바라는 사진이 실려 눈길을 끈다.
수북이 쌓인 배경사진속의 책 중에는 장 폴 사르트르,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 제임스 조이스의 ‘젊은 예술가의 초상’, 급진
흑인단체 블랙 팬서트와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는 책들이 대부분.
멤버 소개란도 ‘범죄단 명단’, 앨범에 흔히 있는 ‘도움을 주신 분들’도
‘동무들(comrades)’이라고 표기해 자신들의 ‘본질’을 철저하게
드러내고 있다.
앨범을 걸면 첫번째 트랙부터 16세기 유럽인들에 의한 아메리카대륙
침공이후 라틴계에 대한 백인들의 수탈이 계속해서 이뤄졌음을 통렬하게
비판하는 ‘피플 오브 더 선’이 귓전을 때린다.
가장 직설적인 가사를 담은 ‘윈드 빌로’는 ABC 사가
‘환상을 통해 우리를 남쪽에서 들려오는 소리로부터 귀머거리로
만들고 있다’고
미국의 매스컴을 비판하고 있다.
잭 델 로차(보컬), 팀 밥(베이스), 브레드 윌크(드럼), 톰 모레노(기타)의
4인조로 이뤄진 이들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와 아이들의
4집을 연상케하는 록 리듬과 메마른 목소리의 랩이 어우러진 소리.
그러나 미국에 의해 주도되는 ‘제국주의’를 첨단이랄 수 있는
메이저 레이블을 더욱 부자로 만들어 주는 사실 또한 자본주의의
위력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또 성공을 통해 부자가 된 레이지 어게인스트 더 머신의 음악이 과연
앞으로는 어떤 방향으로 바뀔지 바라보는 것도 흥미롭다.
